철강·전자·반도체 수출 어둡고 선박·석유 뜬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선과 석유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전통 주력 업종인 철강과 비철, 전기전자, 농수산, 기계, 반도체 등은 여전히 수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932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9.9로 집계됐다. 1분기 93.1 대비 개선됐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통상 현장이 수출여건 악화를 점친다는 의미다.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출시장 전망이 어둡다.


수출 전망에도 업종별로 양극화가 극명하다. 선박이 141.8,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125.1로 이들 품목은 수출 전망이 상대적으로 매우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은 국내 대형조선사 구조조정 및 잇따른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 생활용품(117.3), 석유제품(114.5) 등도 전망이 밝았다.

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화학공업(107.6), 가전(105.2),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103.9) 등도 수출 전망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공업 제품은 최근 국내 설비 고도화로 수출 경쟁력이 개선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료=한국무역협회

반면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97.2), 섬유 의복 및 가죽제품(97.1),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92.9), 반도체(91.9), 기계류(91.2), 농수산물(90.7) 등은 여전히 수출 여건이 개선되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 전자제품(82.7), 철강 및 비철금속제품(76.2) 등은 수출 전망이 매우 어두운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여건 악화는 기업의 실적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전날 이례적으로 1분기 실적에 대한 예고를 공시하면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 역시 반도체 수출 부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출 둔화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건 역시 원재료가격 상승이었다. 전체의 18.4%가 원재료 가격상승을 주요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바이어 가격인하 요구(15.4%), 수출대상국 경기부진(10.6%) 등이 뒤를 이었다.

유서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경쟁력과 수출 마케팅 강화 등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