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韓 증시, R의 공포를 견뎌라

한 주간 코스피 지수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2% 이상 하락했다. 다음주(1~5일)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 전반에 깔려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한·미 정상회담 이슈 등이 투자자의 기대감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25~29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4.21포인트(2.02%) 내린 2140.67에 거래를 마쳤다.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이후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수가 2% 이상 하락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국채 금리 역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탓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주 대비 14.21포인트(1.91%) 내린 729.31에 장을 마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곧 경기침체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성장률이 높아지지 못한다는 점은 주식시장의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주(1~5일)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부진한 1분기 실적이 실망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양호한 주요 경기 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한·미 정상회담 이슈 등 호재들이 지수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일단 다음주 1분기 프리어닝 시즌을 앞두고 코스피 실적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은 지수 하방 압력을 넣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0배 레벨은 어느새 2050포인트까지 내려왔는데 이는 현 레벨에서는 지수 상승 여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음주 발표되는 글로벌 경기 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 호재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은 경기 우려에도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 등 위험 자산의 긍정적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주요국의 완화적인 정책 스탠스 속 미국 3월 ISM(공급관리협회)제조업, 중국 3월 PMI(구매관리자지수) 제조업이 전월비 개선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자산 가격은 이미 공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익숙한 호재에 고점을, 익숙한 악재에 바닥을 형성하는 것이 주가의 속성인 만큼 이제는 익숙한 악재보다 낯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