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낮춰·다국적기업 규제'총선 '올인'…인도 모디총리 승리할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FPBBNews=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11일 시작하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인도중앙은행(RBI)은 기준금리를 6.25%에서 6.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두 달 만에 기준 금리를 인하하며 인도는 지난 3개월간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린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됐다.


RBI가 급격하게 금리를 내린 배후에는 선거가 임박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지난해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제재 완화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중앙은행을 압박해왔다. 이에 우르지트 파텔 RBI 전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라며 버텼지만 결국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모디 총리가 후임으로 임명한 샤크티칸타 다스 현 RBI 총재는 대표적인 친(親)모디파 관료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지난 2014년 집권에 성공한 모디 총리는 최근 공약 이행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임 정권에서 매년 3.6%에 달했던 농업부문의 성장률은 모디 총리 집권 이후에는 5년간 평균 2.5%로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살림살이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인도 인구의 70%는 직·간접적으로 농업과 연계돼 있다.

성장률 악화와 경기 침체는 표심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열린 주의회 선거에서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패배한 것.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인도국민당의 텃밭이었던 마디아프라데시, 차티스가르, 라자스탄 등 3개 주에서 농민들이 몰표를 던지는 바람에 BJP에 승리했다. 인도 선거분석 매체 C-Voter에 따르면 지난 1월 모디 총리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32%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하락하자 모디 총리는 지난 2월 행동에 나섰다. RBI는 1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했고, 모디 총리도 130억달러 규모의 소비 장려책을 발표했다. 인도 전역의 1200만 개의 중소마트를 보호하겠다며 월마트·아마존 등 해외 기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의 철퇴를 날리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국가 안보'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 2월 26일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오랜 적국이자 경쟁국인 파키스탄을 공습했다.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단체가 지난 14일 인도 경찰 46명이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 사망한 사건에 개입했다는 이유였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27일에는 인공위성을 격추하는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며 "(인도가) 우주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표심을 돌리기 위해 인도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한 것.

이같은 정부의 선거 총력전은 여론조사 지지율 반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키스탄 공습 이후인 지난달 기준 모디 총리의 지지율은 62%로 두 달 만에 두배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NDA)가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지난 2014년처럼 BJP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농촌 경제 위기에 대한 모디 총리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매체 인디아타임스는 "예상대로 모디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하겠지만, (다른 정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