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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나 못하나' 실손 청구 간소화 3가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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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 2019.04.1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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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개입 커질라" 의료계 반발…"10년 묵은 논란 이제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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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가 병원이나 약국에서 진료를 받은 후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단하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국회는 물론이고 보험회사와 시민단체가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의료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09년 제도개선을 권고한 후 10년째 답보상태지만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의원 행정 부담 vs 환자가 앱 통해 청구=14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 등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와 관련한 의원입법안이 접수돼 국회 정무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다.

개정안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등이 의료기관에 진료비 계산서 등의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의료기관이 그 요청에 따르도록 했다. 또 보험계약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등에 전송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계약자가 의료기관에서 서류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의료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실손보험은 민간보험으로 의료기관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환자 대신 서류 전송 부담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방안은 의료기관이 환자 대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진료를 받은 후 앱을 통해 의료기관의 자료를 선택해 보험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의료기관이 환자가 전자 진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면 시스템을 통해 환자가 직접 청구하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서류발급 업무가 전산으로 대체되고, 청구 시스템 구축 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할 예정이라 의료기관은 오히려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환자 정보유출 우려 vs 서류청구와 정보 동일= 의료계는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을 원하지 않는 정보까지 보험사로 무분별하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손보험금 지급을 위해 필요한 기초자료는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처방전에 기재된 질병분류번호 등이다. 이는 서류로 제출할 때나 전산으로 제출할 때나 동일하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공기관인 심평원이 자료전송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현재도 건강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심평원을 통해 보험금청구가 이뤄지지만 정보유출과 관련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의료계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안전장치를 요구할 경우 전산화 대상 정보를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처방전상의 질병분류번호로 한정해 법률안에 명기하는 것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한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도 취지는 좋지만 데이터가 축적돼 악용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특정 약물이 많이 처방되면 심평원이 과잉진료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는 등 환자 정보가 제도 기본 취지와 다르게 이용된다"고 반박했다.

◇보험금 지급거부 수단 악용 vs 낙전 포기…소액청구 늘것= 의료업계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시스템을 보험금 지급 거부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료계는 보험사보다는 진료비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심평원에 진료정보가 공유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까지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순수한 의미의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는 찬성하지만 제도가 시행되다 보면 심평원의 개입이 커지고 진료비 삭감 가능성이 늘어나면 결국 보험금 지급거부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청구 절차가 간소화하면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 오히려 낙전 수입이 감소할 뿐 지급 거부 수단으로 악용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낙전 수입 감소 대신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민원이 줄고 전산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보험사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시민단체들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 서울YMCA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소비자와함께, 소비자교육지원센터 등은 최근 국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소비자 편익증진을 위한 것이지 보험사의 청구거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안"이라며 이례적으로 보험사의 편에 섰다.

이들은 "2009년 국민권익위 권고 이후 10년 동안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다"며 "정부부처와 각 이익단체들 간에 소비자를 볼모로 이해관계를 내세워 간소화 도입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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