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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지나 초심으로 돌아간 인터파크맨 "제2 벤처 출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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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영 기자
  • 2019.04.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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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상규 인터파크 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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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인터파크 전 대표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지속적으로 경쟁하며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인터파크만 독보적으로 잘 나간 때는 없었습니다."

국내 1호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를 창업하고, 22년 간 키워온 이상규 인터파크 전 대표이사(53)는 지난 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최초로 e커머스를 시작했지만 비슷한 시기 시작한 아마존과 같은 '선점효과'는 누린 적이 없다"고 담담하게 자평했다. 이 대표는 올초 인터파크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전 대표와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은 1996년 국내 첫 온라인 쇼핑몰이자 데이콤의 사내벤처로 인터파크를 창업했다. e커머스는 커녕 인터넷 사용 자체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였지만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살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콤이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겪으며 사업을 정리하려 했고, 당시 30대 초반 '대리'였던 이 전 대표와 이 회장은 "죽든 살든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회사로부터 지분을 사갖고 나왔다. '깡벤처'의 시작이었다.

"처음 3년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루 30만원어치 정도가 팔리기도 했어요. 당시엔 인터넷 접속 환경, 택배 및 카드결제 등 인프라가 아주 열악했어요. 특히 '돈' 때문에 힘들었죠. 벤처캐피탈 시장도 지금과 달리 아주 초기여서 직원들 월급 구하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1999년 초고속인터넷서비스(ADSL)의 보급과 코스닥 상장 등으로 형편이 훨씬 나아졌지만 이미 대기업, 벤처 등 다수 업체가 시장에 진입한 뒤였다.

이 대표는, 다소 냉정하게 들리지만 향후로도 국내에서 아마존과 같이 시장지배적인 1위 e커머스 업체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쿠팡, 위메프는 물론 롯데, 신세계 등 다수 기업들이 많게는 조단위 적자를 감내하며까지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본원적 경쟁력에 기반해 이익을 내면서 점유율을 넓혀 나가는 것이 아닌만큼 그런 모델로는 지속성이 없다"고 본다. 1위가 되더라도 적자를 극복하고, 압도적으로 격차를 벌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상규 인터파크 전 대표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이상규 인터파크 전 대표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이 전 대표는 e커머스 및 벤처업계 '맏형'으로서 역할 외에 이런저런 공익활동도 한다. 경기도 용인의 민간설립 공공도서관이라는 이례적 형태의 '느티나무도서관' 운영을 후원하는데 '도서관 문화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아내 박영숙 관장이 설립한 곳이다. '시골의사' 박경철, 건축가 승효상 씨 등과 창립한 공정무역 사회적기업 '아시아 공정무역네트워크' 일도 한다.

이 전 대표는 네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셋째와 넷째는 입양한 아들들이다. 결혼 전에 "몇 명은 낳고, 몇 명은 입양해서 키우자"고 아내와 결정했었다. 이 대표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키워보면 정말 (부부가 직접 낳은 아이와)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자녀들은 교육비를 투자한 만큼 불행해진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질을 찾아 성장해 나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22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 전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가' 제2 벤처창업을 준비 중이다. "힘든 일도 많지만, 사업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아서" 도전한다고 한다. 제대로 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이 전 대표가 최근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AI(인공지능) 기술이다. 전자상거래 역시 AI 머신러닝 과정을 통한 상품 추천능력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본원적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평생을 전자상거래 업계에 몸담은 만큼 "독보적인 e커머스 기업이 국내에 없는 것이 아쉬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그게 좋은 사회 아니냐"고 되물었다. "아마존과 같은 독과점 기업의 폐해는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는 좀 싸게 살수 있을지 몰라도 입점, 협력하는 업체에서 일하는 수많은 내 삼촌, 자식, 아버지의 노동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데 좋은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장을 집어삼킨 업체 하나보다, 치열한 경쟁이 있어서 더 좋은 사회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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