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눈치보기' 상승세…"실적 개선주에 주목"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외 증시가 '눈치보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지만 실적 부진 우려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과 이슈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종목 장세 속에서 국내에서는 상승 여력이 높은 1분기 실적 개선주와 중국 소비회복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약보합세로 마무리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 하락한 2만6384.77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1% 떨어진 7976.0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905.58로 0.06% 소폭 하락했다.

지난 12일 JP모건과 PNC파이낸셜 등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후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등 주요 금융업종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어닝 쇼크'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업종별, 종목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금융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으로 금융업종은 0.63% 하락했고 부동산과 에너지도 각각 0.60% 0.57% 하락 마감했다. 반면 필수소비재(0.69%), 헬스케어(0.34%), 임의소비재(0.21%)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의 매출 둔화 소식에 미 증시가 부진했다"며 "증시가 일부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따라 변하긴 했으나 대부분 개별 업종 관련 이슈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는 등 여전히 '종목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도 최근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나 종목 장세의 영향으로 큰 폭의 상승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코스닥은 지난 1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올랐다. 코스피가 12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약 10년만이다.

하지만 이 기간 상승률은 코스피가 5.4%, 코스닥은 6.5% 정도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거래일 연속 상승이 주는 느낌에 비해 두 지수의 상승률은 가파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수급이 특정 몇 종목에 편중된 결과다.

실제 연속 지수 상승이 시작된 지난달 29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2조1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 삼성전기 (144,500원 ▼3,500 -2.36%) 세 종목에 약 절반인 1조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 연구원은 "이는 매수세의 확산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실적 우려로 인한 밸류에이션도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목 장세가 심화하는 양상 속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되거나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양호한 경제 지표를 나타낸 중국과 관련한 소비업종(화장품, 면세점 등)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성장주 투자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주식 투자하기에 위험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