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김학의 동영상 공개 부적절… 윤지오 진술도 검증 필요"

박준영 변호사 /사진=페이스북

영화 '재심'으로 만들어진 '약촌오거리 사건' 등으로 유명한 재심 전문 인권변호사 박준영 변호사가 '검증'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김학의 사건' '장자연 사건' 등을 둘러싼 '폭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16일 박 변호사는 본인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에 '검증'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김학의·장자연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되었으면 한다"면서도 "오해는 쉽고 증명은 어려운 법이기에 검증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신중히 판단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최근 한 언론이 '김학의 별장 동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동영상 공개는 신중했어야 했는데 부적절했다"며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 게 확인되면 성폭력(특수강간)이 성립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학의 동영상'을 가리켜 "범죄 혐의와 관련성이 부족하고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영상"이라며 "그래서 경찰도 동영상은 '범죄의 직접 증거'라기보다는 '김학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고(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려면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시기 등이 특정돼야 하는데 검찰이 동영상에서 여성 얼굴 식별이 곤란해 신원 특정이 곤란하다고 한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한다는 취지다.

/사진=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박 변호사는 또 '장자연 사건' 증언자인 윤지오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윤씨가 고(故) 장자연씨가 '술이 아닌 다른 약물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 진술이 언제 나왔는지,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이 진술을 뒷받침할 정황이 있었는지를 따져봐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윤씨가 지난달 KBS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당시) 고인의 행동은 술에 취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었다"며 "술에 탄 무언가를 복용했다면 타의에 의해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말하고, 방송 이후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누군가 약물을 넣었다면 특수강간"이라는 말이 돌았던 데 따른 것이다.

박 변호사는 "윤씨의 진술은 검증이 필요없는 진술이 아니며,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더욱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이 같은 검증 없이 특수강간죄를 논하고 공소시효 연장 등 특례 조항 신설을 얘기하는 건 나가도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이 검증은 도대체 누가 하고 있냐"면서 "윤씨를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숙소를 마련해주고 경호팀을 붙여주는 등의 국가 예산 지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윤씨가 주장하는 '가해자의 실체'가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윤씨가 법정 증언한 사건에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 사건 외 여러 폭로의 근거를 살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