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토종 클라우드 자존심 지킨다"…AWS·MS와 맞짱

박원기 NBP 대표

“국내 토종 클라우드 사업자로 데이터주권을 지키겠습니다.”

박원기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대표는 18일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NBP는 네이버의 IT(정보기술) 시스템 운영과 클라우드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다.


박 대표는 이날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외산 기업들이 8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토종 기업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5G·AI(인공지능) 등 신기술 발전이 빠르고 네트워크 환경이 잘 구축돼 매해 19%씩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년간 기술 경쟁력 등 내실을 다져왔다면, 올해부터는 공공ㆍ금융ㆍ의료 등 ‘데이터 주권’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BP는 올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예상되는 공공 및 금융 시장 위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박 대표는 “공공‧금융 분야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까다롭다”며 “해외 사업자들이 당장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토종 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기술 경쟁력도 자신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실시하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인증을 받는 등 엄격한 공공기관의 심의 요건을 충족했다"며 "14개 보안인증을 확보했는데 이는 국내 사업자 중 최다, 글로벌 사업자와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NBP는 최근 공공기관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텐서플로우 서버 등 공공기관용 상품 10종을 한 번에 선보이며 시장 공략의 채비를 마쳤다. 현재 한국은행,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국재정정보원, 녹색기술센터 등의 공공기관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 증권전산망 관리업체 코스콤과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 특화 클라우드' 구축에 나섰다. 박 대표는 “금융클라우드 존을 8월 완성하면 금융권에서 제시하는 준수사항을 모두 충족한다”며 “코스콤 금융 클라우드가 상용화되면 내부 데이터까지 관리할 수 있는 개인 정보, 비식별 정보 등 해외 유출시 민감한 데이터를 국내 클라우드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NBP는 해외 업체와 달리 국내에 자체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기술지원 및 고객 대응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장애에 민감한 금융 클라우드 고객사에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고객이 문제에 당면했을 때 바로 연락할 수 있고 엔지니어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도 잘 도와줄 수 있는 게 우리의 장점"이라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후발 주자로서 글로벌 회사들의 한계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차별점"이라고 내세웠다.



NBP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이미 해외에 데이터센터 6개, 네트워크 서버 11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서비스 역량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현재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업체와 현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경험을 쌓고 기술 지원, 고객 관리 등 운영 지원을 위한 구조가 갖춰지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추가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동남아에서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데이터 센터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있어 몇 개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NBP는 이와 관련 일부 해외 사업자와 계약 체결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