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반도체…ICT 수출 3월도 두 자릿수↓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2019.2.21/사진=뉴스1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급감하며 5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출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의 부진이 뼈아팠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ICT 수출액은 15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6.3% 감소했다. 수입액은 91억9000만달러로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66억5000만달러 흑자였다.


ICT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다섯달째 감소세다. △2018년 11월 -1.7% △12월 -10.1% △2019년 1월 -18.3% △2월 -19% 등 감소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부진이 전체 ICT 수출에 미친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16.9% 감소한 91억3000만달러였다.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이 -9.3%로 27개월 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수출 모두 둔화된 모습이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65억4000만달러, 시스템반도체는 20억달러로 각각 18.6%, 9.9% 줄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서버와 모바일 등 수요 부진과 주요 품목의 단가하락이 수출 악화로 직결됐다. 4Gb 기준 D램 현물가격은 지난해 11월 3.13달러에서 올 3월 2.56달러까지 줄곧 하락 곡선을 그렸다. 64Gb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3.03달러에서 2.41달러로 급락했다.

시스템반도체도 패키징과 파운드리 물량 축소로 수요 부진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다른 주력 품목 수출도 함께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대비 22.4% 줄어든 17억1000만달러, 휴대폰은 33% 축소된 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로 LCD 패널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OLED 패널 수요까지 둔화되는 겹악재를 맞았다. OLED 수출은 전년대비 6.9% 줄어들며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휴대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완제품과 부분품의 수출이 각각 38.7%, 27.7% 모두 줄었다.

이 밖에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액도 6억9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6.8% 감소했다. SSD 수출액이 60.5% 쪼그라드는 등 감소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포함)으로의 수출액이 80억9000만달러로 21.6% 감소했다. 반도체(-21.2%), 디스플레이(-18.5%), 컴퓨터 및 주변기기(-38.8%) 등 주력 품목이 모두 부진했다.

베트남, 미국, 일본에도 각각 22억7000만달러, 17억달러, 3억5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각각 전년대비 7%, 4.9%, 18% 줄었다. 반면 유럽연합(EU)로의 수출액은 9억6000만달러로 0.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