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GDP 0.1% 성장 견인…재정건전성 '이상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미세먼지 등 국민안전'과 '민생경제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총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으며 재원으로 결산잉여금 4000억원, 기금·특별회계 여유자금 2조7000억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3조6000억원을 국채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정부는 6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을 경기 하강 국면을 반전시킬 카드로 보고 있다.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3조6000억원 발행해야 하지만 지난해 4조원 국채를 미리 갚았던 터라 재정건전성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2.6~2.7%로 예측했다. 하지만 수출 감소,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낮췄다.

기재부는 추경으로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 달 국회 통과가 이뤄진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추경은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 성장률에 기여하는 효과도 줄어든다.

올해 성장률과 직결된 추경사업 규모는 전체 추경예산의 37.3%에 해당하는 2조5000억원이다. 재정승수(재정투입과 성장률의 상관관계)가 높은 토목 건설 등 자본지출이 성장률을 특히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경에는 노후 SOC(사회간접자본) 개보수에 약 3500억원이 배정됐다. 도로 1208억원, 철도 1430억원, 하천 300억원, 수리시설개보수 500억원 등이다.

일자리 사업 역시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직접 일자리만 7만3000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확대(3만2000명), 고용·산업위기지역, 재난지역 희망 근로 확대(1만2000명)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공기청정기 설치 같은 물품 구매도 성장률을 끌어올린다.


앞서 2017년과 2018년에는 추경이 11조원, 3조8000억원 편성돼 성장률을 각각 0.1~0.2%포인트, 0.06%포인트 올렸다. 일자리는 각각 7만8000개, 2만4000개 창출했다.

이번 추경은 세계잉여금 잔액과 한국은행 잉여금 등 결산잉여금 4000억원, 특별회계 및 기금잉여금 2조7000억원을 끌어다 쓴다. 모자라는 3조6000억원은 국채발행으로 충당한다.

정부는 올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예산안 편성당시 전망치(39.4%)보다 0.1%포인트 높은 39.5%를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GDP 성장률 목표 2.6~2.7%를 감안한 수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80.9%(2017년 OECD Average)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단행한 국가 채무조정도 국채발행에 따른 부담을 줄였다. 정부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5조4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함에 따라 애초에 계획했던 국채발행 14조원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4조원 규모 국채를 조기에 상환했다.

그만큼 국채발행 여력이 생긴 것이다. 올해 총 국채발행한도는 이번 추경 재원을 포함해 105조2000억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적자국채 발행 가능한 줄인다는 관점에서 각종 여유자금 최대한 동원해 (추경재원을) 우선 충당했다”면서 “재원만 늘리는 게 아니고 기존 확보된 2019년 예산 집행도 중요하기에, 올해 예산을 감안해 이번 추경 규모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