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1분기 예상보다 깊은 부진…고부가 올레드로 승부수

그래픽 이승현 디자인기자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는 올해 1분기 13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 및 중소형 패널의 출하 감소로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컨센서스 하회한 1Q 실적=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1분기 매출 5조8788억원, 영업손실 132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 분기(6조9478억원) 대비 15%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5조6752억원)보다는 4% 증가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패널 출하가 감소하고 일부 IT(정보기술)부품 공급부족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면적당 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패널의 출하 감소에 따른 믹스효과로 면적당 판가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영업손실 폭이 전년 동기(983억원)보다 확대됐다.

지난달부터 LCD 패널 판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가 1분기에 선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으나 실적은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손실 913억원, 매출 5조7844억원, 에프앤가이드 기준)보다 하회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예상했던 것보다는 LCD 판가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고 매출 차질이 없었지만 작년부터 일부 IT부품 공급부족 영향으로 수익성이 좋은 IT 제품 매출이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플라스틱 올레드(POLED) 준비 과정에서 개발비 비용도 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LCD 패널 단가 상승세가 지속될 요인도 적다고 서 전무는 밝혔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팹 투자를 했고 앞으로 가동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LCD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시적으로 보면 오래된 팹들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고 LCD를 메인으로 하는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이 있어 사이즈별로 특정 시점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2분기도 불확실…고부가 올레드로 수익성 강화=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중국발 LCD 공급과잉과 IT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적자 160억원 수준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올레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TV 사업에서 올레드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서 전무는 "올레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디자인 차별화(월페이퍼, 롤러블 등), 사운드 융복합(크리스탈사운드올레드), 투명 올레드 등 올레드만의 특장점과 차별화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올레드를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 제품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중소형에 쓰이는 POLED도 착실히 준비 중이다. POLED가 탑재된 차량이 올해 중 출시될 예정이며 POLED를 채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용 POLED는 예상보다 수익 창출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전무는 "세트 시장의 수요가 생각만큼 커지지 않고 있고, 후발주자이다보니 전략거래선에 의미있는 진입을 하는 데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리스크로 인해 당초 생각보다 좋지 않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저우 팹의 가동시기도 당초 3분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긴다. 서 전무는 "광저우 팹은 상반기 중 성공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판단한다. MMG(멀티모델글라스, 55인치와 65인치를 혼용해 생산하는 방식)를 광저우뿐 아니라 파주 팹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게 안정되면 올해 OLED 생산량은 400만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LCD 라인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당장 하진 않는다. 서 전무는 "LCD TV, IT, 모바일용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올드팹은 나름대로 플랜을 갖고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올레드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이기에 당면한 과제와 어려움이 있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올레드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가고 있고, 내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재무적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