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차석용 매직은 계속된다'...LG생활건강, '또' 사상 최대실적

LG생활건강 1분기 실적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LG생활건강 (372,000원 ▼9,500 -2.49%)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LG그룹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차석용 부회장이 수장으로 취임한 2005년부터 15년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후'로 대표되는 화장품 사업이 대박을 터트렸고 꾸준한 M&A(기업 인수합병)로 사업다각화를 이룬 결과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이 1조8748억원, 영업이익이 3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13.5%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다. 효자 브랜드 '후'가 이끄는 화장품 사업과 더불어 생활용품, 음료 사업이 모두 성장한 것이 1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다.

실적을 견인한 건 단연 화장품이었다. 화장품 사업으로는 매출 1조1396억원, 영업이익 2462억원을 올렸다. 업계 불황에도 2017년과 지난해 '나홀로' 가파른 성장을 보인 터라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16.1% 늘었다.

특히 '후'를 비롯한 고가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3대 럭셔리 브랜드로 분류되는 '후'와 '숨', '오휘'의 합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 증가한 7989억원이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낸 '후'의 1분기 매출성장률은 36%로 집계됐다. '왕후의 궁중문화' 콘셉트가 중국 소비자에게 통한 덕분이다. 1분기 기준 '후'의 중국 매장 수는 206개로 늘었고, 화장품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확대됐다.

시장 침체에도 생활용품 사업도 소폭 성장해 실적호조를 도왔다. '히말라야 핑크솔트 담은 치약' 등 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고 중국의 대표 H&B(헬스앤뷰티)스토어 '왓슨스'에서도 매출성장을 이뤘다. 그 결과 생활용품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7%, 3.5% 증가한 4014억원, 434억원을 기록했다. 음료 사업의 경우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탄산과 더불어 '파워에이드', '씨그램' 등 비탄산의 매출이 모두 늘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사진제공=LG생활건강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꾸준한 성장을 '차석용 매직'으로 설명한다. 차 부회장이 취임한 2005년부터 매년 실적을 경신해서다. 차 부회장은 '후'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했고 20여 차례 M&A(인수합병)를 거쳐 사업부문을 다각화했다.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CNP코스메틱스, 태극제약 등을 사들여 사업별로 외형을 키웠다. 차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그동안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겠다"며 "신뢰받는 회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주축으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생활용품 부문도 실적을 회복하고 음료 사업에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