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이자낼 돈도 못번 상장사 15% 달해"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대출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한 부실기업이 상장사의 1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1362개 상장기업(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201개 기업(14.8%)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으로 한 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경연은 나이스신용정보평가기업데이터베이스(KIS-Value)에서 3년 연속 재무지표 확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14.8%)은 2014년(16.0%)을 제외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2017년(11.7%)과 비교해선 3.1% 포인트 증가했다.

2014년의 경우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채산성 악화, STX·동양·동부그룹 등 일부 대기업 부실화 사태로 저신용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안정성 저하, 세월호 사태로 인한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계기업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계기업 수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130개, 서비스업 67개, 건설업 4개로 제조업이 과반 수 이상인 64.7%를 차지했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지난해엔 한계기업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업황 부진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 악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성장률 전망치가 전년보다 낮아지고, 기업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계기업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부실기업 증가가 실물경제의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선 저금리 기조 유지와 사업재편을 촉진하기 위한 실효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