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토막 실적 발표날 반도체 D램 가격 또 내려..넉달 연속↓

올 들어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 수출품목인 D램(DRAM)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4월말 4달러로 지난 3월(4.56달러)보다 12.3% 떨어졌다. 올 들어 넉달 연속으로 가격이 떨어지며 44.8% 하락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기 직전인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51.2%나 떨어졌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가 대형 거래처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계약하는 거래가격이다. 전체 D램의 90% 이상이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 실적가 직결된다.

지난해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4월말 3.98달러로 전달보다 3.2% 하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올 들어 하락폭은 14.6%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과 달리 하락폭이 줄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측은 이날 "5~6월에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며 2분기 디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2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약세가 올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올 한 해 전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770억달러(약 88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부진이 반영되면서 10분기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6조23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 줄었다고 밝혔다.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 기간 매출은 52조38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5%, 당기순이익은 5조436억원으로 56.9% 줄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만 지난해 1분기보다 7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4조120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감소했다.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인텔보다 적은 영업이익이다. 매출도 1년 전보다 30.4% 줄어든 14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도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액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 순이익 1조10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9%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2분기부터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재무·구매담당 부사장은 ""6GB에서 12GB에 이르는 고용량 D램을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서버용 D램도 고객들의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수요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2분기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일부 응용처의 수요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격 하락세 지속과 비수기 영향으로 업황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