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세계경제, 둔화는 맞지만 위기는 아니다"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자료=한국은행

세계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겠으나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급격한 침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고용이 양호하고 소득상황도 개선되고 있어서다. 누적 부채 위험도 과장됐다는 평가다.

9일 한국은행은 5월 통화정책신용보고서를 발표하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성장세가 약화되겠으나 양호한 고용상황과 소득개선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실물경제가 위기 때보다 탄탄하다는 것이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과거 위기 직전보다 완화적인 점도 위기발생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시에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상당히 높였다. 정책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와 맞물려 급격한 부채 축소 단초가 됐다. 현재 주요국 통화정책은 이와 반대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금리인상 등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계획이었지만 정상화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는 경기 부양카드를 지난 3월 꺼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은행(BOJ)은 상당기간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금융기관 건전성이 개선됐고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협상도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금융시장에 반영된 경제위기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등을 활용해 추정한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소폭 올랐으나 수축국면 직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3월 주요국에서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도 글로벌 경기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글로벌 민간신용 비율이 지난해 9월말 151%로 2008년 9월말 139% 보다 높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가, 부동산 등 자산버블 가능성과 무역분쟁, 부족한 중앙은행·재정지출 대응여력도 우려할만한 사항이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다수이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계속해서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