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역차별…제대로 된 공정경쟁 힘들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망 정책을 통해 사업자간 상생할 수 있는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체감규제포럼은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실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태훈 왓챠 대표는 "한국에서 스타트업하려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서버를 두는 것이 국내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좋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국내 통신망 사용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해외 사업자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국내 기업만 이를 부담한다"며 "망 사용료 때문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서비스하는4K(UHD) 서비스를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단순히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해외 사업자만 경쟁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내 이통사에서 서비스하는 OTT 플랫폼은 제로레이팅(데이터 이용료 면제)이나 상대적으로 낮은 망 사용료 부담으로, 여기서도 경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모두가 다 망 사용료를 내고 그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그때 제대로 된 공정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3사가 자사 계열사를 위주로 펼치고 있는 제로레이팅 정책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통신사, 콘텐츠제공자, 사용자 이 세 유형의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유익한 모델은 없다"며 "반면 어떤 모델이든 통신사는 무조건 유리한 것이 제로레이팅인만큼, 이를 허용한다면 해악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자사 콘텐츠 제공자에는 제로레이팅을 적용하고 타사는 적용하지 않거나, 자사와 타사 콘텐츠제공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차별화하는 부분은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규제 수단 강화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차별에 대한 부분은 합의체를 구성해 여러 의견을 수렴 중이며 빠른 시일 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