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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면 카톡 300개 "이거 읽으려고 교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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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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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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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기도문 보내고 이성교제 묻고…교원 80% "휴대전화로 교권침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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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300개가 넘는 카톡을 읽고 있으면 내가 이러려고 교사 됐나 자괴감이 들어요." 울산광역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A씨는 근무시간 외 카카오톡 단체카톡방(이하 단톡방)을 읽을 때 심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퇴근하고 샤워한 뒤 휴대전화를 보면 단톡방에 읽지 않은 메시지가 쌓여있다"며 "담임선생님으로서 적어도 내가 속해있는 단톡방에선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욕을 뜻하는 초성이나 'ㅋ, ㅎ' 등 의미 없는 말을 남발하거나 의미 없는 얘기가 대부분"이라며 "보이루 같은 혐오적 표현도 종종 보인다"고 전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은 가운데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실시한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교원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6%가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교총이 전국 교원 18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학생들의 카톡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밤낮 없는 연락도 문제다. 교총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술을 먹고 전화로 욕을 하거나 게임 관련 메시지를 한다.

고등학교 교사 권모씨(28)는 "기도문을 보내거나 이성 교제 등 사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실질적으로 업무와 관련 없는 메시지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더 커진다"고 하소연했다.

/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반수가 넘는 교사들은 휴대전화 번호 공개를 꺼린다. 응답자의 68.2%가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휴대전화는 사적 번호이므로 공적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 '교육활동과 무관한 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등의 답변이 있었다.

교사들은 자체적으로 휴대전화를 통한 연락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학생들과 함께 규칙을 정하는 식이다. △하교 후 '카톡' 금지 △하고 싶은 말은 한 번에 하기 △연속으로 같은 말 보내지 않기 등이다.

또 개인 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클래스팅(Classting) 등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거나 스마트 알림장을 사용하기도 한다. 업무용 휴대전화를 따로 쓰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교사들은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각 교육청 차원에서 관련 규제나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충남교육청의 경우 교원들에게 업무용 전화번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대표전화를 통해 상담 절차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도 2학기부터 교원들에게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기로 했다. 업무용 휴대전화는 근무시간 중에는 학부모 상담 등에 활용하고 근무 시간 후에는 학교에 보관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교육청이 다수다.

교총 관계자는 "문제 제기를 계속했지만,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교육부가 관련 매뉴얼을 지난 3월에 발표했는데, 휴대전화 관련 내용은 권고 사항을 담은 한페이지 만화로 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와의 소통은 원활하게 하면서 교권침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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