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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LG-SK, 배터리 소송전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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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시영 기자
  • 2019.05.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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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대다수가 대리·과장급인 76명이 이직해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면 그 영업비밀은 별 게 아닌 것 아닌가."(SK이노베이션)
"2년간 76명의 핵심인력 이직을 유도하면서 영업비밀을 가져간 것이 맞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LG화학)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선두주자 LG화학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간 경쟁이 뜨거운 정도를 넘어섰다.

양사는 전기차 수주 물량이 최대 59조원에 달하는 폭스바겐을 두고 경쟁하는 연적(戀敵) 정도였는데, LG화학이 영업비밀(trade secret) 침해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LG화학의 이번 소송은 원재료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샘플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이어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지난 3월 착공한 조지아공장(20Gwh 목표)이 완공돼도 공장 가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은 미국 법원에 제출한 65페이지에 달하는 소송장에서 "회복 불가능하고 중대한 손해를 입었다. (중략)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미국 공급 계약과 잠재 고객을 잃었다. 회사가 입은 피해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2년간 76명의 인재가 유출되면서 영업비밀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배터리 제조, 디자인부터 공장운영, 연구개발(R&D) 정보, 품질관리, 재료공급, 판매 및 비용절감 방법, 고객사 관계 노하우 등 배터리 사업과 관련된 일체를 SK이노베이션이 베꼈다고 주장해 '카피캣(모방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LG화학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마음도 충분히 이해된다. LG는 10여 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선두주자다. 수천억원을 투자해 독보적인 파우치형 배터리 기술력을 갖췄고, 폭스바겐과의 고객 관계도 일찌감치 구축했다. 특허 건수도 미국 내 1725건, 전 세계 2만여 건에 달해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을 압도한다.

기술 자신감이 큰 만큼 폭스바겐이 배터리 조인트벤처를 만들자고 제안했을 때도 거절했다. 조인트벤처 설립 건을 받아들인 SK이노베이션이 결국 수십조원에 달하는 전기차 수주물량을 꿰찬 만큼 억울한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신자유주의(자본주의의 세계화) 세상이다. 회사가 유능한 직원의 이탈을 막으려면 경쟁사보다 더 많은 연봉과 좋은 처우로 대우해야 한다. LG화학이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만큼 처우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인재가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터리 기술은 제2의 반도체로 불릴 만큼 신성장동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는 산업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세계 1, 2위를 다퉈야 할 양사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보세]LG-SK, 배터리 소송전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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