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천년 동안 진적 없다” 中매체 민족주의 정서 자극

뉴스1 제공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련은 있었어도 5천년 동안 중국은 진적이 없다” “미국과 싸워서 이기자” “중국은 지구전에 익숙하다”

중국이 13일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미 강경노선을 선택하자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며 미국에 맞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이 미국에 반격을 가했던 13일 중국 CCTV의 저녁 뉴스 앵커인 캉후이는 “중국은 지난 5000년 동안 시련은 있었지만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은 더욱 단결할 것이다.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우리는 결국 시련을 이겨낼 것이다”고 말했다.

캉 후이 CCTV 앵커 - 위챗 동영상 갈무리

이 장면은 짧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중국의 위챗(중국판 카톡)에 올라와 있다. 이 동영상은 16일 오전 현재 33억 번이나 구독됐다.

이 동영상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이 공유된 댓글은 “미국을 이겨 중화민족의 영광을 되살리자”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면에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글귀가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설명에는 "싸워라-우리는 이길 수 있다! 우리를 협박해라-어림없다!"는 매우 선동적인 문구가 담겨있다.

인민일보는 "중국 경제는 비바람이 뒤엎을 수 있는 작은 연못이 아니라 큰 바다다. 수많은 바람과 비를 맞아도 큰 바다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무역전쟁을 한 방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지구전이고 소모전이다. 중국은 지구전에 아주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평론가인 덩위원은 “관영매체들이 일반인들의 애국주의 정서를 자극,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안을 덮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이같은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방의 중국 전문가들은 마오쩌둥 시대에 반서방 정서를 이용, 국민을 단결시켰던 것을 연상케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