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 해묵은 독과점 논란, 공정위가 결론 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랜 기간 독과점 논란에 시달린 SGI서울보증(이하 서울보증)에 대해 전체 보증 시장에서는 독과점 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보증보험 시장을 포함한 전체 보증 시장 독과점 해소 방안을 마련해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20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보증보험을 포함해 전체 보증 시장의 독과점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 중이다. 연내 독과점 개선 방안을 마련해 관련 부처에 권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보증에 대해서는 보증보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보증 시장에서 독과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제, 공사 등 다수의 보증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로 봤을 때 서울보증이 독과점 지위를 누리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다만 일부 시장은 서울보증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도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보증 시장 중 이행보증시장은 공제조합이 2017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 47%로 가장 높다. 서울보증(27%), 은행(26%) 등의 순이다. 매출채권보증시장은 무역보험공사가 70%로 압도적이고 서울보증(24%)과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6%)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주택보증시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73%, 주택금융공사 15%, 서울보증 12%다. 건설보증시장은 건설공제가 54%로 절반을 차지하고 서울보증(15%), 전문건설공제(13%), 기타공제(18%) 등의 순으로 뒤를 잇는다.

공정위가 서울보증에 대해 독과점, 즉 시장지배적사업자라고 판단하지 않았지만 서울보증의 민영화 문제는 여전히 큰 숙제다.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은 이를 회수한다는 명분으로 20년째 민영보험사와 경쟁 없이 유일한 사업자로 보증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보증은 2005년 이후 공적자금 총 3조7387억원을 상환한 상태로 아직 6조원 이상을 갚아야 한다. 민간 보험사에 보증 보험 시장을 개방하면 경쟁으로 서울보증의 이익이 줄고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서울보증이 독점 사업자 지위를 잃으면 향후 예금보험공사 보유한 지분 매각 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딜레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민영보험사와 경쟁 없이 단독으로 보증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없다”며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라도 서울보증 민영화와 보증시장 민간 개방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