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미국에서 뜨거운 '퀀트' 주식투자 열기…마법공식 뭘까

머니투데이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VIEW 9,595
  • 2019.05.25 06:2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길게보고 크게놀기]컴퓨터 계량분석을 100% 바탕으로 투자, 인간의 주관 개입 배제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image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요즘 '퀀트'(Quant) 투자 열기가 뜨겁다. 퀀트 투자는 펀드매니저(인간)가 아닌 컴퓨터가 계량분석을 기반으로 투자 대상을 찾아 내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적 분석 대신, 수치화된 정량적 지표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도 퀀트 투자를 이용한 스마트 베타 ETF 출시가 늘고 있다. ‘Arirang 고배당주’, ‘Kodex 가치투자’, ‘Kindex 스마트모멘텀’ 등 고배당, 가치, 모멘텀 같은 팩터(factor, 요인) 위주로 투자종목을 선별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또한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실전 퀀트 투자’ 등 퀀트 투자를 소개하는 도서가 계속 출판되면서 퀀트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개인 투자자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백테스팅의 문제들

그렇다면 퀀트 투자는 정말 수익이 보장된 걸까. 퀀트 투자 모델은 과거 데이터를 이용해, 가치, 규모, 변동성, 수익성, 모멘텀 같은 팩터 중 초과수익을 올린 투자공식을 찾는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퀀트 애널리스트들이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마법 공식’(Magic Formula)을 찾기 위해서 밤낮없이 몰두하고 있다.

마법 공식은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과 이익수익률(earnings yield)이 높고 주가가 싼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통계적인 방법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올린 그린블라트의 ‘마법 공식’은 퀀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퀀트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10년 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백테스팅'(Backtesting) 결과를 내건 퀀트 투자 전략도 부지기수로 등장했다. 퀀트 투자 전략은 새롭게 등장한 모델이기에 이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가 없다. 따라서 과거 데이터를 이용해서 해당 모델을 적용했을 경우의 수익률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재계산하는 백테스팅 절차가 필수다.

그런데 이 백테스팅 결과가 문제다. 우선 백테스팅은 과적합(Overfitting) 편향을 피하기 어렵다. 특정한 퀀트 모델로 원하는 수익률이 나올 때까지 계속 모델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모델이 왜곡되기 십상이다.

백테스팅 결과에서 나쁜 퀀트 투자전략이 없는 이유가 바로 높은 수익률이 나올 때까지 모델을 계속해서 고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 데이터를 이용해서 높은 수익률을 낸 모델이 미래에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백테스팅은 수수료, 세금 및 스프레드(매수·매도간 호가차)와 같은 실제 거래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소형주 거래시 스프레드가 0.3%만 발생한다고 해도 백테스팅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백테스팅은 특정한 기간, 특정한 자산을 샘플로 이용해서 시뮬레이션한 결과만 제시한다. 백테스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외표본(out-of-sample)을 이용한 검증이 필요한데, 이 경우 불특정한 복수의 기간 동안, 불특정한 복수의 자산을 샘플로 사용한 시뮬레이션에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퀀트 투자 전략은 드물다.

◇미국 내 퀀트 펀드 규모 두 배 넘게 성장

미국 헤지 펀드업계에서 퀀트 펀드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운용자산규모가 두 배 넘게 불어나며 총 962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최근 급성장했다.

그런데 지난해 퀀트 펀드 수익률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인기 급등세에 브레이크 걸리고 있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인 HFR에 따르면, 지난해 퀀트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3.5%에 불과했다.

초대형 헤지펀드이자 퀀트 투자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AQR Capital도 직격탄을 맞았다. AQR은 수익률 하락으로 지난해 81억 달러(9조7000억원)가 빠져나갔으며 올해 1분기에도 10억 달러(1조1200억원)가 감소하는 등 자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AQR 설립자인 클리프 애즈니스(Cliff Asness)도 최근 퀀트 투자전략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가치·모멘텀·저변동성을 팩터로 사용한 투자결과는 미국 전체 시장수익률보다 각각 3%p, 2.2%p, 2.4%p 낮았다.

◇모두가 똑같은 투자 전략을 채택하면

정말 초과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뛰어난 퀀트 투자 전략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수많은 투자자가 이 전략을 똑같이 채택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역설적이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동일한 투자전략을 취할 경우엔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은 올릴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정말 좋은 투자 전략을 알고 있다면 이 전략을 절대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만 적용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된다. 전설적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러지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의 간판 펀드인 메달리온 펀드(Medallion fund)는 회사 임직원만 투자가 가능하며 수익률도 공개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메달리온 펀드의 수익률이 40%가 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르네상스 테크놀러지를 설립한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 회장의 재산은 210억 달러(17조5000억원)가 넘는다.

메달리온 펀드의 투자전략에 대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어떤 사람이 사이몬스 회장에게 펀드의 비법을 물어보자 사이몬스 회장은 "메달리언이 어떻게 하냐고? 만약 내가 어떻게 하는지 말한다면, 모든 사람이 그대로 할 테고, 그럼 메달리온은 더 이상 잘할 수 없게 된다"고 대답했다.

결국 주식투자에 마법 공식은 없다. 만약 있더라도 세상에 알려지면, 그 공식은 더 이상 마법 공식이 아니게 된다는 말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5월 24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메디슈머 배너_슬기로운치과생활 (6/14~)
남기자의체헐리즘 (1/15~)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