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서 '급전'빌린 회사원, 은행돈 빌리기 힘들어진다

"대부업대출 받은 사실을 은행이 어떻게 알았지?"

다음달부터 대부업 대출을 받은 회사원들이 은행이나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을 때 대출 문턱이 올라간다. 대형 대부업체의 대출 정보가 전 금융권에 공유되고 다음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대부업대출을 받은 사람의 60%가 회사원이고 신용등급이 4~6등급인 사람이 4명 중 1명 꼴이라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원의 '일반 신용정보 관리규약'을 개정해 오는 27일부터 대부업 신용정보를 전 업권에 공유하기로 했다.

대출자별로 대부업권 대출잔액 총액과 원리금 상환액 정보가 은행을 비롯해 상호금융, 카드사, 보험사 등에 공유된다. 대부업권 대출정보는 그간 저축은행에만 제한적으로 공유 해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전 금융권에 공개하는 셈이다.

대부업권 대출잔액은 지난해 6월말 기준 17조4470억원, 거래자수는 236만7000명이었다. 금융위는 이 가운에 자산이 일정규모 이상인 대형 대부업의 대출 정보를 신용정보원에 집중해 공유하기로 했다. 대출정보가 신정원에 모이면 다음달 시행될 예정인 2금융권 DSR 규제에 대부업대출도 포함된다.


대부업대출 정보 공유는 그간 금융업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대출자의 정확한 채무 상황과 상환능력을 파악하려면 대부업대출 자료가 있어야 하지만 대부업체들이 영업 위축 등을 우려해 강력히 반발해온 탓이다. 이번 대출정보 공유 때도 대부업협회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액은 공유할 수 있지만 대출잔액 정보는 영업비밀이라 공유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원리금 상환액에 대출잔액까지 공개하면 대출금리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 대부업대출 정보가 공유되면 대부업권 영업에 일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부업 대출자는 신용등급이 7~10등급의 '저신용자'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다수 은행원들도 은행권 고객이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론 4~6등급의 회사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많이 이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1월 발표한 대부업 이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 이용자의 60.6% 회사원이었다. 이어 24.1%가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특히 4~6등급의 중신용자 비중이 전체의 25.7%에 달했다. 대부업 대출자의 57.3%는 1년 안에 빚을 갚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대출은 대출금리가 높긴 하지만 소액으로 빌릴 경우 이자 부담이 크지 않아서 대부분 급전으로 빌렸다가 단기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DSR에 대부업대출이 포함될 경우 이미 받은 대부업 대출을 갚거나 신규대출을 받는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