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국민 천거'에 윤석열…후보군 포함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이 포함됐다. 통상 고검장급 인사가 후보군을 이루는 것에 비해 검사장급이 추천된 것은 윤석열 지검장이 유일하다. 당초 사법연수원 19~21기가 차기 바통을 이어받을 순번으로 여겨졌으나 기수나 직급을 건너뛰어 검찰개혁을 이끌 자질을 무엇보다 앞세울 파격 발탁이 염두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진행된 검찰총장 국민 추천 작업이 이날 마감된다. 검찰 내·외부로부터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제청 대상자를 천거받은 결과 현직 검찰 인사 중에서는 9명이 추천됐다.


우선 고검장급 간부 8명이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봉욱 대검찰청 차장과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은석 법무연수원장(이상 사법연수원 19기), 김오수 법무부 차관, 김호철 대구고검장, 박정식 서울고검장, 이금로 수원고검장(이상 20기), 박균택 광주고검장(이상 21기) 등이다. 이들은 관례에 따라 검찰 내부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봉욱 차장, 황철규·박정식·이금로 고검장 등은 차기 검찰총장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렸다. 봉욱 대검 차장은 대표적 '기획통'으로 수사권 조정 등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 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고검장은 아시아 최초로 국제검사협회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 '국제통'으로 한국 검찰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박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대검 반부패부장을 거쳤고 법 논리와 리더십이 탁월하다. 이 고검장은 문재인정부 첫 법무부 차관을 거친 후 신설된 수원고검의 첫 고검장에 발탁되기는 등 현 정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후보 추천이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지는 데 비해 윤 지검장의 후보 추천은 검찰 외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검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소신을 지키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폭넓은 신망을 얻어왔고 검찰개혁 완수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싸고 문무일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자 수사권 조정을 포함해 검찰개혁을 이끌어갈 차기 검찰총장으로 윤 지검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경우 검찰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검찰에 '충격 요법' 차원에서라도 적임자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문 총장의 연수원 기수가 18기이기 때문에 윤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이 되면 연수원 기수를 무려 다섯 기수를 건너뛰게 된다. 검찰총장의 윗기수인 간부들이 물러나는 관행상 23기인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되면 19~22기 간부들이 한꺼번에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한편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천거된 후보들을 추려 3명 이상 추천하게 된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추천위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추천위가 후보들을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이 이 중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