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인영·'좌'신환-'우'경원…훈훈한 분위기로 '맥주회동' 시작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여야3당의 원내대표인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의원이 20일 오후 8시부터 여의도 모처의 맥주집에서 회동 중이다. 이번 '호프타임'은 이들 중 막내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국회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사전접촉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날 여야 3당의 원내대표는 미리 마련된 맥주집 밖 야외 테이블에 앉아 서로 맥주잔을 부딪치며 환담을 나눴다. 이날 회담에는 여야3당의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배석했다.

가장 먼저 맥주집에 모습을 드러낸 이는 오신환 원내대표였다. 오 원내대표는 '막내' 답게 가장 먼저 도착해 테이블과 자리 등을 챙겼다. 이어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차례로 등장해 맥주집 밖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테이블 중앙에는 이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의 왼쪽과 오른쪽에는 각각 나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가 앉았다.

맥줏잔을 들고 잔을 부딪히자며 건배 제안을 한 건 오 원내대표였다. 나 원내대표는 몰린 취재진을 읭식한 듯 "너무 약간 인위적인..."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맥주 한 모금씩을 마신 뒤 '센터' 이인영 원내대표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 원내대표께서 주선해 쉽지 않은 자리가 마련됐는데 우리 누님, 나 원내대표가 흔쾌히 와주셔서 매우 기쁘다"며 "제가 맥주값을 내는 날인데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시는 만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국회정상화 해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며 "민생과 경제를 위해 국회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소감이지만 언제부턴가 한 번 쯤 일할 수 있는 기회있다면 선배님들과는 조금 다르게 새로운 정치문화와 예법으로 멋진 정치를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자세로 임해서 좋은 해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언한 나 원내대표는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국회 상황에 대한 서운함을 표했다. 그는 "정치문화가 정말 각박해졌다. 그 속에서 소통이 부족해 정말로 안타까운 국회 파행사태에 이르게 됐다"며 "이 원내대표가 '호프(Hof)'가 아닌 '호프(Hope)'가 돼야 한다고 재밌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런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가 어렵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모두 알면서도 이렇게 강행과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 이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 두 분이 오시기 전의 일이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며 "한 번에 모든 것을 풀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국회 문화를 각박하지 않게 소통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을 제안해 성사까지 이룬 오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중재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제가 젊은 정치인으로서 가볍게 제안을 드렸는데 흔쾌히 만날 수 있게 돼 국회정상화의 첫 걸음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의미부여를 해본다"며 "국민들이 이렇게 (여야3당의 원내대표가)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부여를 하는 게 어찌보면 국회가 일을 안 하고 꽉 막힌 데 대한 답답함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가진 절박함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으로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풀어놓고 대화를 시작하고 좋은 희망의 메시지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제안자로서 조정자의 역할을 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차례대로 한 마디씩 한 3당 원내대표는 별도의 건배사 없이 맥주 한 모금씩을 더 마신 뒤 비공개 회동을 위해 건물 안으로 이동했다.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각 당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