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건강, 남편의 말 한마디에 달라진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왼쪽)와 강서영 임상전임강사/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남편의 말 한마디에 아내의 주관적 건강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여성이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활발하면 주관적 건강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강서영 전문의 연구팀은 평균나이 57세인 부부 469쌍(938명)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정도와 주관적 건강상태, 건강관련 요인, 과거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본인의 가족간 의사소통이 활발한 여성의 경우 부족한 여성에 비해 주관적 건강이 좋을 확률이 1.9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5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이 '내 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때엔 가족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게 병원측 설명이다.

여성 본인과 남편의 가족 의사소통 수준이 둘 다 높은 경우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성의 주관적 건강이 좋을 확률이 2.3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엔 가족 의사소통 수준과 주관적 건강 사이에 연관성이 없었다.

김영식 교수는 "가족 간에 긍정적 의사소통이 활발한 경우 서로의 요구사항을 알아채고 문제를 풀어나가게끔 도와주는데 반해, 의사소통이 부정적인 경우에는 알코올사용장애, 우울증 등 정신사회적 질환을 야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가족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상태는 기대수명이나 유병률과 같은 객관적 지표로 측정돼 왔으나, 최근에는 의학적 진단 여부와 별개로 개인이 느끼는 신체적, 정신적 상태인 ‘주관적 건강’이 개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관적 건강은 응답자의 정신건강과 사회경제적 상태를 반영하며, 사망률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