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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연출·각본 오신환, 티저로 끝나면 안되는 '맥주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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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수 기자
  • 2019.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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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홍봉진 기자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여름 저녁 서울 여의도 한 맥주집 야외 테라스에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맥주를 앞에 놓고 앉았다. 20일 국회 앞 한 맥주집에서의 여야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호프 미팅’은 연극의 한 장면 같았다.

보통 원내대표들은 만남 자체를 비공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내대표 간 술자리나 식사 자리도 보통 언론 몰래 가진다. 진솔한 얘기를 터놓고 하고 주고 받을 패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알맹이 없이 만나면 ‘쇼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번 ‘호프 미팅’은 달랐다. 일정도, 장소도 다 공개됐다. ‘연극인 출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나서서 회동을 ‘연출’했다. 이례적이고 참신한 ‘맥주 회동’이 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카메라로 둘러싸인 원내대표 회동이 어색했는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황해 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세 원내대표는 웃으며 맥주잔을 부딪혔다. 각본은 여기까지였다. 실제 각본 없는 대화는 테라스가 아닌 맥주집 안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는데 ‘결말’은 허탈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계산을 마치고 말없이 자리를 떴ㄷ. ‘연출자’ 오 원내대표마저 21일 기자들에게 “국회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했다.

‘티저(teaser·예고)’만 본 것이냐는 평가도 나온다. 맥주잔만 부딪힌 것이 무슨 의미냐는 지적도 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조건없이 등원해서 추경도 심의하고 법안도 논의하면서 묵은 감정은 일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훨씬 ‘진지한 정치’”라며 “맥주는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것이 제 맛”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 국회는 지금 강원도 산불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부터 민생 입법까지 여러 장르의 극에 결말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단 패스트트랙으로 액션 장르는 끝났고 이제 관객(국민)들은 여야 간 휴먼 드라마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술잔 부딪히는 장면이라도 자주 보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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