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40개월만의 방북…현장 이틀씩은 봐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방북 승인에 따른 개성공단 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정부의 방북승인과 관련해 "최소한 이틀씩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통일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협회사무실에서 개성공단 기업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40개월만에 개성공단에 방문해 시설물을 훑어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최대한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선에서 절충해 요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방북을 신청한 기업들이 한꺼번에 모두 들어가기는 어려우니 조를 나눠 순차적으로 갔으면 한다"며 "현재 생각에는 기업들을 3개조로 나누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방북신청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125개사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비대위 간담회에서는 정부에 요구할 방북일시, 출입기간, 출입인원 등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정부가 북측과 세부조절을 하고 있으니 우리의 요구사항을 하나로 통일시켜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며 "정부가 기업 입장대로 100%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반영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개성공단기업 관계자는 "3개씩 조를 나누는 방식과 이틀씩 방문해야 한다는 데 회의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이 대부분 공감했다"며 "물리적으로 제한된 시간에 시설점검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음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회 초청으로 진행되는 개성공단 설명회 내용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정 회장은 "유엔 방문도 고려했지만 고심 끝에 유엔은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며 "미국 연방의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현지 언론 인터뷰, 현지 기업관계자들과의 면담 등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개성공단기업협회 전 회장은 이번 방미와 관련해 "미국 국민들이 개성공단의 실상을 잘 모른다고 한다"며 "기업활동과 북한사회가 변하는 과정을 알려주고 이해시키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명회에는 정 회장을 포함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4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비대위가 중심인 행사이지만 중기중앙회와의 다양한 관계를 고려해 1명을 김 회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