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인구, 5년 책임질 유럽의회 선거 막 오른다

/사진=로이터

5억1200만명의 회원국 시민들의 향후 5년을 책임질 유럽 의회 선거가 막이 오른다. 각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우세력들이 얼마나 많은 의석 수를 가져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23~26일, 나흘에 걸친 투표…차기 의회 의장·EU 집행위원장 등 '주목'=EU는 현재 총 2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회원국은 23~26일 나흘간 지정된 날짜에 투표를 진행한다. 유권자 수는 4억명에 달한다.


EU 의회 의석 수는 총 751석. 이 의석은 각 회원국 인구수에 따라 할당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독일에 96석이 할당되고 이어 프랑스(74석), 이탈리아(73석), 영국(73석), 스페인(54석)이 뒤를 잇는다.

영국은 3월29일 EU를 벗어날 예정이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기한이 오는 10월31일로 미뤄지면서 이번 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만일 브렉시트가 이행되면 유럽 의회 내 영국 의원들은 자동 탈회되고 공석은 나머지 국가에 재할당된다.


선거 기간, 각 회원국 유권자들은 각국 정당에 투표를 하고 각 정당은 득표율에 따라 할당 좌석 수 내에서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일단 EU 의회 의원으로 선출돼 입성하고 나면 국적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정당을 구성·가입한다. 7개국 이상 회원국에서 25명 이상 의원이 참여하면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 EU 의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의회에는 총 8개 정당이 있다.


유럽 의회에 따르면 현재 최다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정당은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으로 216명이 있다. 제2 정당은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연합(S&D)으로 185개석을 갖고 있다.

일단 의회가 구성되면 각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의장도 선출된다. 현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 의회 의장의 임기는 7월말까지다.

EU는 또 2014년부터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출하고 있는데 이 위원장은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정치 그룹의 후보가 자동 선정된다. 현재 EU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EPP 소속으로 오는 10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갈수록 커지는 反EU 정서…극우정당, 차지할 의석 수는?=이번 유럽 의회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반(反) 난민, 반EU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세력들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차지할지다.

뉴욕타임스(NYT)는 "국가주의자들은 전 유럽에 걸쳐 입지를 다졌고 그들이 이제 새로운 연합 전선을 갖고 유럽 의회 선거를 향해 간다"며 "이번 유럽 의회 선거는 그들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럽의회에서 극우정당 세력이라고 불리는 정당은 유럽민족자유(ENF)와 자유와직접민주주의유럽(EFDD)로 각각 36석, 42석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외교협회는 이번 선거에서 이 두 정당이 총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로이터가 인용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따르면 마린 르 펜이 대표로 이끌고 있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여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영국에서는 극우 정치인으로 꼽히는 나이절 패라지가 대표로 있는 신생 정당, 브렉시트당이 이번 선거에서 1위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들이 나온다.

한편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는 얼마나 많은 회원국 시민들이 선거에 참여할지다. 유럽의회에 따르면 선거율은 1979년 62.0%에서 1999년 49.51%, 2014년 42.61% 등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EU에 대해 연구하는 개터만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EU 의회에서 결정된 정책들이 각 회원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EU 기관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투표율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