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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잡스는 ‘조용한’ 팀 쿡을 왜 후임자로 세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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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05.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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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팀 쿡’…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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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스티브 잡스로만 기억되는 건 불공평하다. 그가 이룬 위대한 성과를 도외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못지않게 혁혁한 업적을 세운 이 ‘존재’도 눈여겨봐야 하기 때문이다.

2011년 10월 5일 잡스가 떠나고, 소위 ‘듣보잡’으로 취급받던 팀 쿡에게 차기 CEO가 내정됐을 때, 많은 이들이 애플의 종말을 예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쿡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적도, 제품 발표회에서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 적도 없었다. 불안과 이탈의 그림자로 시작된 애플의 제2막이 올려지고 8년이 지난 지금, 비평가들의 예언은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2019년 현재 애플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200조원)를 돌파했고 주가는 2011년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현금 보유고는 미국 정부가 보유한 2710억 달러보다 조금 못 미친 2672억 달러에 달한다.

팀 쿡은 죽음을 앞둔 잡스가 자신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신의 복사본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그렇게 했을까요? 그런 선택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잡스는 왜 자신과 정반대인 ‘그’를 선택했을까. 잡스는 팀 쿡을 만나기 전까지 숱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재고와 원가, 공급망 관리가 엉망이었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도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떠안아야 했다. 그때 잡스는 팀 쿡에게서 또 다른 의미의, 자신이 늘 강조하던 ‘심플함’을 눈여겨봤다.

잡스가 디자인과 제품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면, 팀 쿡은 공급망 관리에서 그랬다. 쿡은 애플에 합류하고 7개월 만에 재고를 30일 치에서 6일 치로 줄였고, 세계 최초로 아웃소싱을 본격화한 공급망 관리로 애플을 흑자 전환의 길로 이끌었다.

이를테면 아이맥을 생산하면서 처음에는 일부분만 LG전자에 아웃소싱을 맡겼지만, 1999년 생산 공정 전체를 LG전자에 넘긴 식이었다.

쿡의 지휘 아래 아이폰은 잡스 사망 이후에도 성공적인 단일 제품으로 기록됐고, 잡스의 입김이 닿지 않은 애플워치는 분기별 50%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4000만개 이상이 팔렸다. 에어팟과 비츠 헤드폰, PC 역시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강력한 천재’ 잡스가 이끈 애플 시절은 제품 이외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세금을 회피하고 자선 기부는 전혀 하지 않았으며 아시아권 노동자를 착취했다. 내부에선 살벌한 경쟁 분위기가 만연했고 독선적인 그를 견디지 못해 수많은 인재가 떠났다.

‘조용한 천재’ 팀 쿡이 이끈 애플은 달랐다. 애플을 사회적 기업이자 모범 기업으로 만드는 데 주력한 것이다. 500대 기업 CEO 중 최초로 ‘커밍아웃’한 것도 소수자 입장에서 ‘판단의 다원화’를 모색해보려는 시도였던 셈이다.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 분야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해 흑인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것 모두 팀 쿡이 지난 8년간 이룬 새로운 기업가치의 흔적들이다.

애플을 20년간 취재해온 저자 린더 카니는 지금 애플의 모습을 6가지 가치로 설명한다. △접근가능성 △교육 △환경 △포용성과 다양성 △프라이버시와 안전 △공급자 책임이 그것. 팀 쿡은 특히 공급자 책임과 관련해 노동자 인권에 더 많은 힘을 기울였다.

그는 “모든 근로자가 차별 없이 경쟁력 있는 급여를 받으며 안전한 노동환경을 보장 받는 그 날까지 애플은 결코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근로자를 돌보지 않는 공급업체는 어떤 곳이든 애플과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잡스의 강렬한 인상을 지우기 힘든 이들에게 팀 쿡은 여전히 낯설고 불안할지 모른다. 특히 미래의 애플 ‘혁신’만을 고대하던 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혁신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팀 쿡은 보기 좋게 증명해냈다.

잡스 죽음 이후 대거 탈출할 것으로 보였던 핵심 인재가 팀 쿡 중심으로 단합했고 지금 전례 없는 성공도 누리고 있다.

현재 업계에선 애플이 로봇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2조 달러가 넘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가 바뀔 게 뻔하다. 잡스가 자신과 다른, ‘안정’과 ‘실리’에 탁월한 모범생을 왜 후임자로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팀 쿡=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다산북스 펴냄. 480쪽/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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