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노무현 10주기 추도식 대신 '댓글조작 재판' 법정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5.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을 못하고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이날 오후 2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항소심 5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같은 시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진행된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봉하마을에 내려간 이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보좌한 인물이다. 일각에서 김 지사 측이 추도식 날짜와 겹친 재판 일정을 미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재판은 예정대로 이뤄지게 됐다.

김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님 서거 이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지만 어려워졌다"며 "조금 늦더라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통령님 찾아뵈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지사의 항소심 5차 공판에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인 '서유기' 박모씨가 증언대에 선다.

박씨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아지트로 쓰인 느릅나무 출판사(산채)에 기거하며 사무실을 운영하고 매일 '선플 작업' 기사 내역을 추려 김씨에게 보고하는 등 댓글 조작 활동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그는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구해와 공범들에게 프로그램 작동 방법을 교육하기도 했고, 김씨의 지시로 김 지사에게 보여줄 킹크랩 시연회 브리핑 자료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은 이날 재판에서 박씨에게 킹크랩 관련 내용과 시연회가 이뤄졌다는 11월9일 당시 상황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회 참석을 부인하고 있다.

또한 김 지사 측과 특검 측은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해 댓글조작 사건 쟁점에 대한 2차 공방도 벌일 예정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의 기사 7만6083개에 달린 댓글 118만8866개에 총 8840만1224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 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각각 유죄로 인정했고 김 지사는 법정구속됐다. 이후 김 지사는 항소를 택했고 법원에 신청한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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