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선박압류, 불법·주권침해"…이틀 연속 여론전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미국 정부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석탄 수출을 위한 운송에 사용돼온 북한의 대형 화물선을 압류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법무부에 의해 나포된 1만7000t급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사진출처=미 법무부> 2019.05.09

북한이 이틀 연속 미국 정부의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를 비판했다. 국제사회에 미국의 부당성을 부각시켜 북미협상 재개 전 북한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 선박 억류가 북미관계 개선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하며 선박 반환을 요구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우리를 미국식 힘과 압박의 논리가 작동하는 곳 중 하나라 생각했다면 가장 큰 오판이 될 것"이라 비판했다. 또 선박압류가 "(북미관계의) 가장 큰 이슈"라며 "(압류가) 주권침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법을 악의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동시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재개를 위해 제재해제라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도, 미국도, 국제사회도 상황이 다시 악화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입장변화를 요구하는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는 "우리의 국방력을 점검하기 위한 일상적인 활동"이라며 유사한 활동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반환을 촉구한 기자회견을 한 지 하루 만에 공개된 인터뷰다.

김성 대사는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불법적으로 우리 화물선을 점유해 미국령 사모아로 끌고 갔다"며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영토 밖에서의 국내법 적용은 국제법에 따라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사는 "미국은 앞으로 전개될 국면에 미칠 결과를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화물선을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여론전'은 선박압류가 힘의 논리에 기반한 미국의 주권침해라는 논거를 만들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부당성을 부각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미대화 재개 전 북한 측에 유리한 명분을 쌓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 석탄 운송 혐의로 북한 국적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고 몰수를 위한 민사소송을 뉴욕 맨해튼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 선박 압류 조치는 지난 9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나온만큼 선박 압류는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됐다.

이후 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압류를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 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엔 유엔에 서한을 보내 "미국법에 걸어 우리 무역짐배(화물선)를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가는 불법무도한 강탈 행위는 미국이야말로 국제법도 안중에 없는 날강도적인 나라임을 스스로 드러내 놓은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