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LG전자 텔레매틱스 사업 빨간불?…점유율 '뚝'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1회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GM ‘쉐보레 볼트 EV’. LG전자는 전략적 파트너로 GM의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다/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91,200원 ▼1,400 -1.51%) 텔레매틱스 사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3년 연속 하락한 배경을 놓고 업계 해석이 분분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 점유율은 20% 초반대를 기록해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10% 중반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 주요 제품의 세계 점유율(금액 기준)은 2017년 22.1%에서 지난해 19.6%로 떨어졌고, 올 1분기에는 17.1%를 찍었다.

차량 무선인터넷 기술인 텔레매틱스는 LG전자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의 주요 축으로 꼽힌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도 사업을 접지 않는 이유가 '텔레매틱스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사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LG전자는 '2020년 전장 사업 흑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아울러 퀄컴과 2017년 10월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텔레매틱스를 중심으로 R&D(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독일 콘티넨탈과 일본 덴소 등을 따돌리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해온 것에 비춰볼 때 최근 텔레메틱스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국 GM이 발주한 텔레매틱스 수주에서 LG전자가 독일 콘티넨탈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강화 기조에 따른 수주전 고배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완성차 등 고객사들의 실적 부진도 점유율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전장 사업은 통상 완성차 업체 매출은 물론 지역별 차량 판매량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LG전자의 시장 지배력에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텔레매틱스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기 때문에 관련 부품 생산 업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SA가 기존 전장부품군만 집계하다 보니 LG전자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올 하반기 대형 고객사 수주 여부에 따라 점유율이 다시 20%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텔레매틱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완성차 업체와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실적이 있기 때문에 반등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