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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가짜고기' 만들어 대박난 회사들

머니투데이
  • 김주동 기자
  • 김수현 기자
  • 강기준 기자
  •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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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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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고기, 식탁에 오르다] (종합)

[편집자주] 고기맛이 나지만 고기는 아닌 대체육류(가짜고기)가 뜬다. 게다가 빌 게이츠가 올해 초 획기적인 10대 기술에 꼽을 정도로 첨단기술의 산물이다. 한달 전 미국에 상장한 관련 기업 비욘드미트는 주가를 4배 불리며 기업가치가 7조원을 넘겼다. 흔히 육·해·공으로 불리는 고기가 아닌 '제 4의 고기'가 우리 식탁에 이미 올라오기 시작했다.


육·해·공…또 하나의 고기, 특별한 맛보기


식물성고기 만드는 비욘드미트 '상장 대박'
임파서블 푸드는 버거킹과 제휴하며 '인기'
건강·환경·동물복지 관심 "소신 있는 소비↑"
"곡물우유처럼 대체육류 시장 10년 내 3배"

/사진=비욘드미트
/사진=비욘드미트
짜장라면을 끓일 때 건더기수프가 빠지면 서운하다. 이곳에 들어간 완두콩과 고기는 씹는 맛을 준다. 그런데 사실 이 고기는 고기가 아니다. 콩이다. 다시 말해 콩고기다. 이 맛에 어느 정도 만족을 했다면 다음 단계의 콩고기에는 더 큰 만족을 보일지 모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시장에서 '비욘트 미트'(Beyond Meat)는 104.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만에 공모가 25달러의 4배를 넘은 것으로, 시가총액은 한국 돈 7조4000억원이 넘는다. 지난달 2일 상장한 이 스타트업은 첫날만 163% 폭등하며 2000년 이후 데뷔일 최고 기록도 세웠다. 투자자들은 우버, 리프트 등 올해 상장한 쟁쟁한 업체들을 제치고 푸드테크업체로 몰렸다. 이미 빌 게이츠, 돈 톰프슨 전 맥도날드 CEO(최고경영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투자했으니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지난달 13일에는 라이벌 업체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가 3억달러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가 20억달러(2조3700억원)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4월 버거킹과 제휴한 제품이 공개돼 화제가 된 업체다.

[MT리포트] '가짜고기' 만들어 대박난 회사들
[MT리포트] '가짜고기' 만들어 대박난 회사들
두 기업은 소위 '가짜 고기'로 불리는 식물성 고기를 만든다. 이들이 주목받은 것은 기존의 콩고기와 다른 훨씬 고기 같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비욘드미트는 2009년 채식주의자 이던 브라운이 세워 2013년 대체 닭고기를 먼저 판매했다. 주력은 2015년부터 만든 햄버거 패티이다. 패티 2개 들이 제품이 1만5000곳 식료품점에서 팔리고, 식당 1만2000곳이 이를 이용한 햄버거 등을 팔고 있다. 한국에서도 판매 중이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패트릭 브라운 스탠퍼드대 생화학교수가 창업했다. 역시 햄버거패티를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기준 5000곳 식당에 공급됐다. 올해 4월에는 버거킹과 제휴한 '임파서블 와퍼'가 미국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한달 간 방문자가 전달보다 16.8% 늘었다. 다른 버거킹 매장은 이 기간 오히려 1.8% 감소했다.

이들 고기의 맛은 정말 고기 같을까? 2013년 미국의 한 대형마트는 비욘드미트의 닭고기 샐러드와 다른 업체 '진짜 닭고기' 샐러드의 가격표를 바꿔 붙였다가 리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때까지 항의를 한 고객은 없었다. 맛을 구현하는 기술력이 높다는 얘기다.

비욘드미트 '햄버거패티'를 직접 요리한 결과. 모양, 식감, 색 등이 '진짜 고기'와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맛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비욘드미트 '햄버거패티'를 직접 요리한 결과. 모양, 식감, 색 등이 '진짜 고기'와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맛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햄버거 패티를 만들기 위해 비욘드미트는 완두콩 등 식물성 재료를 혼합 및 '조립'해 고기 질감을 냈다. 카놀라유 같은 식물성 기름으로 고기 기름 효과를 냈고, 붉은 빛을 내기 위해 비트를 사용했다. 임파서블푸드는 창업자의 전공 분야을 살려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이들은 고기가 고기맛이 나는 이유로 혈액의 헤모글로빈 속 헴(heme) 단백질을 꼽고, 콩의 '뿌리혹 헤모글로빈'(soy leghemoglobin)에서 헴을 추출한 뒤 배양시켜 붉은 빛과 육즙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두 제품에 대해 대체로 맛, 식감, 향 등이 고기와 비슷하다고 평가한다.

대체육류의 인기가 커지면서 네슬레, 타이슨푸드, 맥도날드, 이케아 등이 잇따라 시장에 들어왔거나 진출을 준비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식물성 돼지고기를 만드는 홍콩의 옴니포크가 최근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도 롯데푸드, 동원F&B, CJ제일제당 등이 이 시장에 들어왔다.

콩의 '뿌리혹 헤모글로빈'에서 '헴'을 추출해 제조 중인 '고기'에 넣는 모습. /사진=임파서블푸드
콩의 '뿌리혹 헤모글로빈'에서 '헴'을 추출해 제조 중인 '고기'에 넣는 모습. /사진=임파서블푸드
대체육류 시장을 분석하는 번스타인의 알렉시아 하워드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이 시장이 현재 130억달러 규모에서 10년 뒤 400억달러(47조원) 규모로 3배 이상 커진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귀리우유·두유 같은 대체우유 시장이 우유시장의 5% 규모에서 15%로 급성장했는데, 하워드는 대체육류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매출 8793만달러로 1년 전(3260만달러)의 2배 넘는 실적을 올리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대체육류에 대해 소비자가 좋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건강, 그리고 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다. 동물 단백질을 얻는 데는 같은 양의 식물 단백질을 얻을 때보다 물 4~25배, 화석연료 6~20배가 더 필요한데 이런 문제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지난해 전세계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육류를 먹을 생각이 있다"는 사람은 42%(한국 35%, 미국 38%)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이러한 추세를 주도한다"면서 "이들의 소득이 늘면서 소신대로 소비한다"고 전했다.

물론 대체육류가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우선 가격이다. 북미 지역에서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 가격은 고기 패티보다 최대 71% 비싸다. 버거킹의 임파서블 와퍼도 일반 와퍼보다 1달러가량 가격이 높다. 비욘드미트는 5년 내 고기보다 싸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건강 관련 지적도 있다. 식물성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건강에 좋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임파서블푸드가 헴을 배양하는 것을 두고는 유전자 조작 비판도 나온다. 또한 이 산업이 커질수록 '고기'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한 기존 육류사업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다만 대체육류 시장 자체가 확대된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공감한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의 알레프팜스(Aleph farms)는 고기 세포를 배양해 만든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식물성 고기와는 다른 방식이다. 이케아의 외부실험실인 '스페이스10'은 벌레 단백질을 이용한 육류를 만들고 있다. 미래 음식은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 LA다저스 구장에 등장한 채식소시지(메뉴 맨 아래). 아직 가격은 대체육류가 넘어야 할 벽이다. /사진=인스타그램
미국 LA다저스 구장에 등장한 채식소시지(메뉴 맨 아래). 아직 가격은 대체육류가 넘어야 할 벽이다. /사진=인스타그램
김주동 기자



소가 불쌍했던 소년, 동물 안 괴롭히는 7조 고기회사 세우다



어린 시절, 농장 경험한 뒤 육식에 문제의식
"윤리적 소비 젊은층 공략해 시장 키우겠다"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동물과 고기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비욘드미트의 최종 목표다."

지난달 2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비욘드미트(Beyond Meat)'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이던 브라운의 말이다.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육류 대체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비욘드미트는 상장 첫날 163% 급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브라운 CEO는 회사의 이 같은 주가 급등세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상장 당일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일"이라면서 "지금 잠깐의 시장 관심에 만족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브라운 CEO는 식물성 고기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 대체육 시장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품개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금 주로 판매되는 햄버거 패티보다 제대로 맛을 구현하기 어려운 식물성 스테이크와 베이컨 등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현재 판매 중인 제품들을 개선하면 기존 제품들을 어떻게 폐기할지 걱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브라운 CEO는 2009년 비욘드미트를 설립했다. 그는 고기 가공을 위해 동물을 대량 사육하고 도축하는 시스템에 문제의식을 가졌다. 결국 이런 문제의식이 미주리대 연구진 두 명과 함께 대체 육류제품 개발에 뛰어들게 했다. 그는 대체육의 성공 가능성으로 △건강 △환경보호 △자원보존 △동물복지 등 4가지 요소를 꼽았다.

그가 특히 동물복지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에는 어린시절 경험이 작용했다. 브라운 CEO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미국 메릴랜드주의 젖소 농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그는 "농장에서 일하는 동안 동물들이 도축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고기를 먹기 위해 반드시 동물이 필요한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브라운 CEO는 앞으로 비욘드미트에 더 많은 잠재고객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육식이 나쁘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할 순 없다"면서 "우리의 타깃은 채식주의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모두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에서 '비욘드 버거'를 구입한 사람의 93%가 동시에 동물성 식품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밀레니얼들의 '윤리적 소비'에서 대체육의 시장성을 찾는다. 브라운 CEO는 "환경을 위해 테슬라 전기차를 사려면 돈이 많이 든다"며 "비욘드 버거를 구입하고 자신의 신념을 자랑하는 데는 고작 6달러가 들 뿐"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맥도날드도 이케아도…'가짜고기' 건강엔 좋나?



식물성고기, '나쁜 콜레스테롤'은 없지만 몸에 좋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어

/사진=비욘드미트 SNS.
/사진=비욘드미트 SNS.
맥도날드부터 스웨덴 이케아까지. 전세계가 '가짜고기'(대체육류) 열풍이다. 식물성재료를 이용해 생김새부터 맛까지 진짜 고기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정교해, 건강과 환경보호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짜고기가 진짜 건강에 좋은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2016년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동물성 단백질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한 이들이 사망을 유발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도가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쉽게 말해 '나쁜' 콜레스테롤을 먹지 않으니 건강에 더 좋다는 얘기다.

하지만 식품영양전문가 제니 로스보로는 영국 가디언지에 가짜고기들이 건강하다는 인식이 항상 올바른 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짜고기 버거는 일반 고기가 들어간 버거보다 소금 함량이 0.14g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철분과 비타민B 등 영양소도 빠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학계는 건강에 좋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진짜 고기 맛을 재현하기 위해 들어가는 수많은 재료들이 각각 영양학적으로 어떠하며, 서로 결합될 경우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특정 재료 혼합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지 등도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영국 캠브리지대 MRC분자생물학연구소의 후미아키 이마무라 역학자는 '가짜고기'가 '진짜고기'보다 건강에 특별히 더 좋다는 증거가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한다.

댄 글릭먼 전 미 농무부 장관도 지난 22일 CNBC에 "비욘드미트 등 식물성고기가 영양학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면서 "고기는 필수 단백질 섭취원인데, 가짜고기에는 이를 보충할 수많은 재료들이 있지만 이들이 진짜 고기보다 뛰어난 영양학적 요소를 지녔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짜고기'가 대세가 되면 주재료인 완두콩 등 가격이 급등해 수급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치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 가격이 폭등한 것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축산농가들이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가짜고기 열풍에 타격을 입고 업종을 바꾸는 이들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소를 키우던 농가 일부는 아몬드 나무 재배로 사업을 바꿔 비건(채식) 우유를 만들어 팔고 있다. 뉴질랜드의 축산농가는 아보카도 재배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강기준 기자



채식버거만 있나? 배양고기·벌레버거 아시나요



줄기세포 배양해 만든 대체고기 이미 공개돼… 이케아는 벌레버거 연구 중

모사미트에서 만든 소고기 배양육. /사진=모사미트 유튜브 캡처
모사미트에서 만든 소고기 배양육. /사진=모사미트 유튜브 캡처
미래 식량으로 '고기 아닌 고기'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대체육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육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려는 시도도 계속된다.

현재 대체육 시장은 크게 △식물성 고기 △줄기세포 배양육 △곤충식품 등 세 분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활성화한 것은 식물성 고기 시장이다. 곤충은 혐오감 때문에 성장이 더디고 줄기세포 배양육은 가격이 높아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최근 공모가의 3배가 넘는 가격으로 성공적으로 나스닥 상장을 마친 '비욘드미트' 역시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다. 식물성 고기는 콩,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에 섬유질과 효모, 기름, 향료 등 여러 가지 원료를 넣고 숙성시켜 만든다. 전세계 7000개 패스트푸드점에 식물성 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임파서블푸드'도 식물의 헤모글로빈(뿌리혹 헤모글로빈)을 추출해 고기를 만든다.

이와 달리 줄기세포 배양육은 살아 있는 동물의 세포를 채취해 만든다. 동물의 특정 부위에서 세포를 떼어낸 다음 줄기세포를 추출해 이를 소태아혈청(배양액)에 담그면 줄기세포는 혈청을 먹이 삼아 근육 세포로 분화한다. 이렇게 몇 주가 지나면 세포들이 뭉쳐 국수가락처럼 생긴 단백질 조직이 완성된다.

2013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최초로 소 배양육을 만들었다. 실제 시판되는 햄버거 패티와 생 소고기, 배양육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모습. /사진=AFP
2013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최초로 소 배양육을 만들었다. 실제 시판되는 햄버거 패티와 생 소고기, 배양육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모습. /사진=AFP
2013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마크 포스트 교수는 최초로 소 줄기세포를 배양해 햄버거용 패티를 만들었다. 포스트 교수가 창업한 모사미트는 당시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당시 햄버거 가격은 무려 33만달러(약 3억7000만원)이었지만 모사미트는 향후 3년 안에 가격을 개당 11달러(약 1만3000원)까지 떨어뜨려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모사미트 배양 패티는 1장에 500유로(약 66만원)이다.

또 다른 미국 배양육업체 멤피스미트는 배양육 소고기로 만든 미트볼에 이어 2017년 최초로 배양육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선보였다. 멤피스미트는 2015년 심장전문의 우마 발레티와 줄기세포학자 니컬러스 제노비스가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에 곡물업체 카길과 빌게이츠, 2014년부터 육식을 중단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투자에 참여했다.

돈이 몰리면서 다른 업체들의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알레프팜은 지난해 세포 배양 방식으로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만들었고 뉴에이지미트는 지난 3월 배양육 소시지 시식회를 열었다. 인공달걀 분말 제조업체인 미국의 저스트는 올해 배양육 치킨너겟과 푸아그라를 출시할 목표를 밝혔으며, 일본 축산업체와 손잡고 와규 소고기를 배양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줄기세포 배양 생선을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다. 미국의 핀리스푸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참다랑어 살코기를 만들고 있다. 마이크 셀든 핀리스푸드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핀리스푸드가 올해 말 배양 참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고급 레스토랑 등의 크로켓이나 어묵요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T리포트] '가짜고기' 만들어 대박난 회사들
이케아가 내놓은 곤충으로 만든 버거. /사진=스페이스10 홈페이지
이케아가 내놓은 곤충으로 만든 버거. /사진=스페이스10 홈페이지
한편 스웨덴의 가구전문점 이케아도 대체육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케아의 연구소 '스페이스10'은 내년까지 이케아에서 식물성 고기로 만든 미트볼뿐 아니라 곤충으로 만든 버거를 내놓기 위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케아는 최근 미래형 음식 조리법 20가지를 담은 요리책을 출간해 딱정벌레 유충으로 만든 버거와 미트볼 조리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퀸즐랜드대학의 로렌스 호프만 생물학 교수는 마켓워치에 "곤충은 지속가능한 최적의 고기 재료가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검은 병정파리의 유충은 닭고기를 만드는 데 완벽한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채식인구 150만·레스토랑 2배 증가…훌쩍 큰 대체육류



동원 F&B·롯데푸드 이어 CJ제일제당도 대체 육류 미래 먹거리로 '찜'

왼쪽부터 동원F&B '비욘드 미트', 롯데푸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까스
왼쪽부터 동원F&B '비욘드 미트', 롯데푸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까스
환경,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기를 대신하는 대체육류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콩고기로 대표됐던 대체육류는 맛과 식감을 육류와 비슷하게 재현한 식물성 고기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도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식물성 고기를 미래 먹거리로 지정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2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약 10배 정도 증가했다. 이중 고기, 어류 및 달걀,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정된다.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은 2010년 150여곳에서 지난해 기준 전국 350여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식품업계의 비건 식품 매출도 매년 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콩고기 매출은 전년대비 17%, 식물성 조미료는 8%, 채식 라면은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는 갈수록 늘어나는 채식 인구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대체육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체 육류 시장을 먼저 형성하기 시작한 곳은 동원F&B다. 동원F&B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물성 고기 생산 업체인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2월부터 '비욘드버거'를 판매 중이다.

비욘드버거는 식물성 고기 패티로 실제 고기와 흡사한 맛과 식감, 코코넛 오일로 육즙까지 나온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약 1만팩(패티 갯수로 약 2만개)이 판매됐다. 동원F&B는 6~7월 중 소시지 제품을 후속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동원F&B와 달리 롯데푸드는 직접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자체적으로 2년간 개발한 '엔네이처 제로미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마켓컬리와 홈플러스에 너겟과 까스 2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닭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롯데푸드는 스테이크, 햄, 소시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올해 제로미트 매출 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도 겨냥한 제품"이라며 "지금 국내 대체 육류 시장 규모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대체육 개발을 목표로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자체 기술 보유를 위해 현재 연구소에서 글로벌 스타트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며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비건인증원 관계자는 "앞으로 (대체육은) 고기의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고 특정 영양소를 강화하거나 고령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대체육류 개발을 통해 육류보다 더 다양하고 기능성 강화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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