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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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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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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위의 전쟁](종합)

[편집자주] 전국 건설현장의 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춰섰다. 건설현장의 골리앗인 타워크레인은 노동시장의 골리앗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맞손을 잡자 일순간 멈춰섰다. 앙숙처럼 지내던 양대노총은 임금인상과 안전강화를 이유로 고공투쟁에 나섰다. 전국 건설현장을 마비시킨 타워크레인 전쟁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이냐, 최후의 안전 보루냐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①'소형무인' 철폐농성 이틀째, '불법개조' 등 안전성 논란 속 밥그릇 싸움 지적도
정부의 소형 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정부의 소형 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소형 타워크레인이 철폐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조종사(운전기능사) 김모 씨의 목소리다. 무엇이 50대 가장을 70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 위로 내몰았을까.

지난 3일 오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716대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면서 서울 곳곳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전량 혹은 일부가 멈췄다. 지켜보는 시민들의 가슴도 조마조마하다.

무인 타워크레인 확산에 따른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이란 해석과 안전 사고 근절을 위한 최후의 보루란 시각이 교차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까지 무인 타워크레인 관리책을 내놓겠단 방침이나 당장 조종사들을 내려오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와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는 각각 9.19%와 7%의 임금 인상과 하계휴가 탄력운영, 현장휴게소 마련 등을 임단협에서 요구했으나 전제는 무인조종하는 '소형 타워크레인' 관리책 마련과 이용 철폐다.

국내에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지난해 8월 기준 총 6290대로 그 중 3톤 미만 소형 이 1787대(28.4%)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소형 타워크레인 비중의 증가 속도다. 2015년 271대에서 2016년 1332대, 이듬해에는 1647대로 급속히 늘었다.
[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이에 따라 소형 조종사 면허는 2015년 629명에서 올해 3월엔 8256명으로 폭증했다. 이는 기존 대형조종사 숫자(8627명)와 비등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대형 타워크레인은 6257대로 작년보다 되레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은 대형과 달리 3일간 총 20시간의 교육만 듣고 적성검사를 받으면 면허를 딴다"며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와중에 규격에 미달하는 3톤미만의 저가 소형 타워크레인 수요가 늘면서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등록 대수가 급증하면서 관련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양대 노조는 자체 추산 결과 최근 4년간 소형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가 총 30건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빈번한 사고 원인으론 소형 타워크레인으로의 '불법개조'를 지목했다.
[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타워크레인 노조 관계자는 "교육만 이수하면 발급되는 부실한 조종자격제도, 적정하중 불법조작, 정부의 관리감독 미흡 등 소형 타워크레인은 건설현장의 시한폭탄"이라며 "휘거나 부서진 타워크레인을 즉각 해체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으로 재활용하는 등 정부의 관리·감독 부재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1~2년 사이 소형 타워크레인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휘어진 사고가 빈번했다. 올해 1월 서울 청담동 어퍼하우스 신축공사현장에선 소형 타워크레인이 작업 중 자재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럭핑집이 앞으로 추락했다.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저가로 제작해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소형 타워크레인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중대사고)이 거의 없고 타워크레인에 탑승하지 않고도 외부에서 무인 조종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무소속 이용호 의원실 측은 "단순히 지금까지 중대사고가 적었다 해서 무인크레인이 더 안전하다 할 순 없다"며 "사고 빈도와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기준 강화안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다. 특히 불법 개조나 연식 허위 등록 등 부작용은 전수검사를 강화하고 관리기준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형은 주로 근생이나 저층 빌라, 10층 이하 아파트 등 소규모 건설현장에만 사용돼왔는데 성능개선과 건설경기 위축이 맞물려 대형 타워크레인과의 경쟁구도가 됐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타워크레인 8개 중 7개 멈춘 공사현장…"차질 불가피"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②양대노총 소형타워크레인 규제 주장하며 전국 1716대 타워크레인 총파업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양대 타워크레인 노조가 지난 3일 오후부터 전국 1716대 타워크레인에 대한 점거 농성에 들어가면서 전국 곳곳 공사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4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 공사현장은 8대(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2명, 비노조 1명, 무인소형 1명 운전) 크레인 가운데 양대노총 소속 6대를 포함해 7대가 파업으로 멈춰서 있었다. 운행 중인 크레인은 무인으로 조종되는 소형크레인 1대뿐이다.

운행을 멈춘 7대에는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2명과 민주노총 소속 기사 4명이 각각 1대씩 맡아 올라가 있고 비노조조합원이 운행하던 크레인도 멈춰 서 있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약 70m에 이르는 크레인 위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은 건설자재를 운반하는 타워크레인이 멈추면서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부 300여명은 전날 크레인 작업으로 옮긴 철근과 자재로만 작업 중이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무거운 자재들을 옮기는 작업에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파업이 길어지게 되면 공기(공사기한)를 맞추기 힘들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 이모씨(65)도 "크레인이 중장비를 올려주고 내려줘야 하는데 멈춰서 작업 진도가 안 나고 있다"며 "전날 옮겨다 놓은 장비는 하루 분량 밖에 안된다"고 전했다.

건설현장에 설치된 가림막 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졌고 현장 관계자가 출입을 통제하며 다른 노조원의 진입을 막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어제 오후 고공농성이 시작되면서부터 자물쇠를 채우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챙겨주는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의 식사는 반입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20여명은 이날 오전 이곳 공사현장 입구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점거농성의 배경과 요구사항을 밝혔다.

건설노조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총파업과 고공농성을 하기 전부터 소형타워크레인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며 "국토교통부가 전향적인 소형타워크레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국 타워크레인은 계속 멈춰 있을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소형 타워크레인은 기존의 대형 타워크레인보다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20시간 안전교육이수만으로 운전이 가능해 일반 타워크레인에 비해 소형 타워크레인의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설명. 최근 30여건 발생한 소형타워크레인 사고도 근거로 들었다.

국토부에 대한 노조의 요구 사항은 크게 2가지다. 소형크레인 운전사에게도 국가 공인 자격증을 따도록 할 것과 소형타워크레인 안전 규격(제원 기준)을 만들어 안전사고 위험을 줄일 것이다.

건설노조는 "소형타워크레인 장비들이 제대로 된 등록 기준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소형타워크레인 문제를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경기 하락세와 함께 국가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해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측인 한국타워레인협동조합에 대한 7~8%대 임금인상 요구도 이번 파업의 한 배경이다.

건설노조는 전날 성명서에서 "타워크레인 노사는 2019년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고용 안정, 하계휴가, 휴게실 설치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소형크레인 철폐, 임금단체협상 투쟁 승리를 위해 무기한 고공농성을 결행했다"고 전했다.

이해진 임찬영 기자



양대 노총에 속앓이 하는 건설사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③잇따른 공사 지연에 피해 '눈덩이'… 정부가 대책 내놔야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사진= 임성균 기자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사진= 임성균 기자
타워크레인 노조 총파업으로 국내 양대 건설노동조합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양대 노조는 서로의 조합원들을 채용하라며 집회를 열었고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엔 양 노조가 합동으로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대책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전국의 아파트·고층빌딩 공사 현장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사 몫이 되지만 이들은 노조 눈치만 보며 속 끓이고 있다.

◇아파트·고층빌딩 공사 줄줄이 '스톱'= 4일 서울 여의도 한 고층 빌딩 공사장에 있는 7대의 타워크레인이 모두 멈췄다. 마포구 '프레스티지자이' 아파트 공사장의 8개 타워크레인도 가동이 중단됐다. 위례신도시, 서울 상계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도 양대 노조의 타워크레인 점거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A건설사의 경우 국내 공사현장에 있는 75대의 타워크레인 중 90% 이상인 68개가 멈춰섰다.

건설노조로 인한 공사 지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에도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8단지 재건축)' 아파트 공사 현장도 이틀가량 멈췄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근로자 김모씨가 "우리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건설사를 대상으로 고공농성을 벌여서다. 이후 한국노총 조합원 400여명이 집회를 열어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 현장에선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마찰을 빚으며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억원대 피해에도… 건설사들은 속수무책= 건설노조가 행동에 나서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건설사들이 떠안는다. 아파트 공사 현장의 경우 기간이 한 달 늦어지면 입주도 한 달 늦어진다. 이 경우 건설사들은 분양자들에게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미 받은 아파트 계약금과 중도금에 지체된 날짜 만큼 이자를 붙여 전 가구에 줘야 한다. 이 자금만 수억원에 달할 수 있다.

입주 기한을 맞추기 위해 추가 자금을 투입,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공사비도 추가로 들지만 안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지체된 공사 기간을 앞당기려 공사를 급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건설사들이 노조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처지도 아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괜히 노조 심기를 건드렸다가 공사 지연 등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조 파업과 관련해 건설사 이름이 나가는 것도 꺼린다.
[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건설 노조 갑질?… 정부가 대책 마련해야= 건설업계는 노조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건설사 협회들이 모인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노조 갑질 사례를 취합,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건설단체에 따르면 한 건설현장은 노조 조합원들이 후속 현장의 채용을 요구하며 의도적으로 작업을 늦춰 골조공사 기간이 3개월 지연됐다. 지역 건설사는 건설노조 조합원이 사무실 이전 명분으로 요구한 현금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건설단체는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 등 엄정한 사법처리 △노조원 우선채용 단체협약 시정명령 △불법행위 시 자격정지 등 법규정 신설 △건설사와 건설기계·조종사간 매칭 시스템 구축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위반 근로자에 책임 확대 및 처벌 강화 △건설노조 및 건설사간 실태분석과 개선방안 마련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 위한 정부차원의 캠페인 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건설노조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파업은 일부러 공사를 지연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벌이는 것"이라며 "안전 등을 도외시 하는 국토교통부에 책임이 있는 것이고, 몰아가기로 노조를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개포동서 싸운 양대노총 타워크레인서 손잡은 이유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④두 노조 "소형크레인 안전문제 심각"…"일자리 위협·임금인상 이해 맞아 떨어진 것"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 1716대 트레인타워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최근까지 여러 건설현장에서 충돌하던 양대 건설노조가 나란히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두 노조는 건설현장에 확산하는 소형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 위험성을 파업 배경으로 밝혔지만, 무인화에 따른 일자리 위협과 임금인상 등 두 노조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전국 1700대 대형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부산·인천·대구·경기 등에서 실제 운용되는 전국 타워크레인 3000개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노조는 이번 파업이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형 크레인은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지 않고 외부에서 원격 조정하는데, 20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든 운전이 가능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건설현장에서 만난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소형크레인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 기사 황옥룡씨(53)는 "가족들에게 길에 건설현장 타워크레인이 있으면 멀리 돌아서 가라고 당부한다"며 "이번 파업은 건설노동자뿐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현관 건설노조타워크레인분과 조합원도 "기사가 직접 타 운행하는 대형크레인은 작업할 때 기울임 등을 느끼며 작업할 수 있지만, 무인 소형크레인은 아래서 하늘을 쳐다보며 작업하기 때문에 작업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옮기는 건설자재가 떨어지는 추락사고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측인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 측도 소형 크레인의 위험성에 공감했다.

한상길 한국타워크레인업협동조합 이사는 "정부가 지금까지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가 나오면 사측으로 모든 문제를 떠넘겼다"며 "국제규격 인증을 받은 장비만 들여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소, 반도체 산업 등 현장은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안다"며 "파업을 하루빨리 끝내야 하는데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건설기계 담당자도 "타워크레인이 일정 높이 이상 올라가면 벽체에 고정하는 안전규칙을 만들어 사고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며 "첨단산업 발전에 따른 무인 장비 도입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타워크레인 무인화에 따른 위기감이 두 노조의 공동 실력행사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2시간 근로제 도입을 위한 논의부터 시작해 지난달까지 서울 개포동 재건축 건설현장을 점거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갑자기 공동전선을 펼친 것은 결국 '일자리'와 '임금'이라는 공동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타워크레인 무인화로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위기감 등 노동현장에서의 처지 악화가 (최근까지 갈등했던) 양대 노총이 공동 파업을 전개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해진 임찬영 기자


1716대 스톱…한노총·민노총 나란히 크레인 오른 이유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⑤4일 무기한 총파업 돌입…소형크레인 철폐·임금인상 요구
이달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노동자 총파업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총파업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달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노동자 총파업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총파업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초연맹 등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가 3일 오후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전국 거의 모든 건설현장이 멈추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4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전국 1716대 대형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점거 농성을 무기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두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노조는 점거파업과 별도로 청와대·국회(민주노총)와 정부 세종청사(한국노총)에서 이틀 동안 집회도 연다.

두 노조는 건설현장에 확산하고 있는 소형 타워크레인을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소형 타워크레인은 기존의 대형 타워크레인보다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3일 성명에서 "전국 고층 건물 건설현장에 조종석이 없는 소형타워크레인이 있다"며 "건설노조 자체 집계만으로 2016년부터 4년간 총 3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측과의 임금인상 등 임단협 협상이 좌절된 것도 이번 총파업의 한 배경으로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전설노조는 "타워크레인 노사는 2019년 임단협에서 임금인상, 고용 안정, 하계 휴가, 휴게실 설치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소형크레인 철폐,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해 무기한 고공농성을 결행했다"고 전했다.

두 노조는 사용자 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에 7~8% 가량의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이해진 기자


타워크레인 중대사고 작년 '0건'서 올해 '2건'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⑥노조 "연식 속이고 불법개조"… 국토부 이달 중 대책마련 "소형도 시험제 도입 검토"
[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지난해 사망자수가 발생한 타워크레인 중대사고는 0건. 하지만 올 들어 다시 중대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말 현재까지 발생한 타워크레인 중대사고는 총 2건. 이 중 타워크레인 자체의 문제가 아닌 단순 추락사고를 제외하면 1건이다.

건설현장의 중대사고 통계는 고용노동부가 추산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연간 타워크레인 중대사고가 ‘제로’라며 안전 성과를 밝힌 국토부로선 당황스런 수치다.

타워크레인 중대사고 건수는 2016년 9건(10명), 2017년 6건(17명), 2018년 ‘0’으로 최근 감소세를 보여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줄던 타워크레인 중대사고가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양대 노총이 이용 저지를 요구하고 있는 3톤 미만 소형 타워크레인의 경우, 중대사고 발생 비율은 대형 타워크레인보다 현저히 낮다. 하지만 사망사고를 제외한 경미한 사고 발생빈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경우 허위연식 등록과 불법 개조로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대형과 달리 소형 타워크레인은 특별한 자격시험이 없이 일정교육을 받고 적성검사만 통과하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어 운영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국토부와 타워크레인 임대사업자 단체(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는소형 타워크레인은 3톤이하로 중량에 차이가 있어 소규모 현장에 주로 쓰이는 데다 무인 조종이라 사망사고가 없어 더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형 타워크레인을 없앨 순 없고 소형 타워크레인 면허보유자가 꾸준히 늘어 대형 타워크레인 면허자와 수적으로 비등한 상황”이라며 “이분들은 노조에 가입돼있지 않아 오히려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3톤 미만 소형 타워크레인 대상 전수조사를 연말까지 시행하기로 했다. 허위장비로 적발된 장비는 등록말소나 형사고발 등을 통해 현장에서 퇴출시키고 있다. 실제 올해 3월말까지 검사미필, 허위등록 등으로 타워크레인 20대가 직권말소됐다.

또 설계도서 및 형식신고와 다르게 제작 및 사용되는 장비가 있다면 전량 리콜시킨다는 계획이다. 수입장비에 대해선 지난해 8월부터 제작증명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기준을 강화하는 안전대책도 이달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필요하다면 소형 타워크레인에도 대형처럼 자격시험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 아파트값 올리나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⑦선분양제 등으로 분양가 인상은 없지만 건설사 수익악화 불가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전국 1716대 크레인타워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10여명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현대건설 아이파크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전국 1716대 크레인타워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10여명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현대건설 아이파크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소형타워크레인 대책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으로 고층 건설현장 공사가 멈추면서 가뜩이나 높은 아파트값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선분양제로 건설비가 미리 책정되고 주택경기 악화로 분양가를 마구 올리기 힘든 구조이기에 아파트값이 오르지는 않겠지만 공기지연 등으로 건설사의 수익악화는 불가피하다.

4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전국 3000대의 대형 타워크레인 중 1716대가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양대 타워크레인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노조 파업은 월급 인상보다는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일감 감소와 무인크레인에 대한 반발에 초점이 모아진다"며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무인크레인 확산은 시대의 흐름인만큼 이를 억지로 거스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이 멈춰서면 고층 건설현장 공사는 중단될 수밖에 없으나 아파트값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선분양제 분양가에 맞춰 건설비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업에 따른 공사 지연은 건설사의 원가율을 떨어뜨려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업 철회 후 공기를 맞추기 위해 추가 인원과 장비 투입이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비용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파업이 장기화 돼 급하게 공사가 이뤄질 경우 아파트 품질 저하와 안전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분양제가 이 같은 부담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파업 등의 요인들이 바로바로 아파트값에 반영돼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선분양제든 후분양제든 건설 노동자 파업이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주택 경기가 좋으면 다음 분양단지의 아파트값에 파업 영향을 반영할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주택 경기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옥 기자



'3톤 미만' 소형 크레인 '3일'이면 조종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⑧자격 시험 거치지 않는 소형 크레인…"등록 대수·조종사 면허 급증
[MT리포트]1700대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무엇을 위해서?
건설현장에서 무거운 건설 자재를 들어올리는 데 쓰이는 타워크레인은 인양 톤수로 소형과 대형을 구분한다. 3톤 미만이면 소형, 이상이면 대형이다.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움직임을 조종하는 무인 타워크레인은 소형에 해당한다. 무인은 10m 이하, 유인은 50m 이상 오른다.

국토교통부와 이용호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5월 기준 무인(3톤 미만) 타워크레인 등록 대수는 총 1838대다. 지난 2013년 14대뿐이던 무인 타워크레인이 6년만에 1800여 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유인(3톤 이상) 타워크레인 수는 2013년 2820대에서 현재 4379대로 1559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3년 전체 등록된 타워크레인(2834대)의 0.5%에 불과하던 무인 타워크레인의 비중은 올해 5월 기준 29.6%까지 증가했다.

무인 타워크레인 교육을 이수한 조종사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3월 말 기준 8526명으로 2014년 1명에서 대폭 늘었다. 유인 타워크레인 면허 조종자수(8627)와 맞먹는 수준이다.

무인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급증한 것은 건설 현장에서 선호도가 높아진 까닭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교육 과정 이수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무인과 유인 타워크레인을 조종하기 위해선 각 지역별 정비학원을 등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일종의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인 셈이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시간 이수제로 3일간 20시간(이론 8시간, 실기 12시간)의 수업만 받으면 조종사 자격을 갖출 수 있다. 별도 자격시험도 없고, 수강비는 12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유인 타워크레인은 '타워크레인운전기능사' 시험에 합격해야 조종사가 될 수 있다. 정기시험은 1년에 3번 진행된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정비학원서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수강료는 시간당 30만원에 달한다.

대부분 5시간의 실기 수업을 받고 시험을 치른다. 필기 및 실기 시험 비용을 제외하고 실기 수업에만 150만원이 드는 셈이다. 조종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크레인 장비 대여 업체에 취업해 현장에 파견된다. 급여는 경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유인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무인 조종사보다 30% 가량 높다.

한 정비학원 관계자는 "최근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 무인이다 보니 무인 조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월급이 적을지라도 교육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국회서 잠자는 안전 법안, 크레인 멈췄다


[타워크레인 위의 전쟁]⑨크레인 조종 자격·제작 기준 명확히 하고 안전 교육 강화해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워크레인의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워크레인의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전국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작업이 멈춰 선 가운데 국회의 안전 강화 법안도 표류 중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의 안전 강화 내용을 담은 법안은 20대 국회 들어 10건 발의됐지만 단 2건만이 통과됐다. 계류된 법안 대부분이 크레인의 유지·관리 방안 뿐만 아니라 크레인 기사를 위한 안전 교육 강화 방안을 담고 있는 만큼 본회의 처리가 시급하단 지적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동 중인 3000여대의 크레인 가운데 약 1716대 가량이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파업을 주도한 타워크레인 노조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의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승인으로 인해 소형 타워크레인의 불법개조와 내구연한 위조 등 위법 행위가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무인 타워크레인은 3톤 미만의 소형 크레인이다. 조종석없이 리모컨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자격증을 가진 타워크레인 기사가 아니라도 2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소형 무인타워크레인 사용이 급증하며 각종 사고가 발생하고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크레인 조종 기사의 자격을 엄격히 하는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송옥주 안'은 3톤 미만의 크레인의 경우 기술 자격을 필수로 하도록 했다.

3톤 미만의 소형 크레인은 대형 크레인과 하중 규모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톤 미만 크레인의 경우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20시간의 교육 과정만 이수하면 조종할 수 있도록 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아예 크레인의 불법 개조를 어렵도록 하는 법안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전 국내 타워크레인의 제작 기준을 명확히 하는 '건설기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용호 안'은 타워크레인을 한국산업표준에 따라 제작하도록 했다. 또 고도로 선회하는 크레인은 운전석의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크레인의 규모나 무게 등에 따른 제작 기준이 전무하다. 이 때문에 크레인의 규모와 관계 없이 정해진 하중을 초과한 부품을 사용하는 등 불법 개조로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

이 의원은 "현재 타워크레인은 불법 개조나 제원표(기계의 성능을 나타내는 치수를 적은 표) 위조, 짝퉁 생산과 수입 등 문제점이 많다"며 "'얼마나 제대로 만드느냐'는 제작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건설 기계의 문제점 개선에서 더 나아가 산업 환경의 개선을 꾀하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사고 예방을 위해 크레인 기사와 신호를 주고받는 전문 신호수를 배치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안'은 크레인 기사에 대한 안전 교육 강화를 위해 이론이 아닌 실제 체험 교육을 하도록 한 법안을 발의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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