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많은 설계사, 내달부터 소비자가 직접 확인한다

다음 달부터 보험에 가입할 때 담당 설계사의 불완전판매 이력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보험사만 설계사의 불완전판매 이력을 조회할 수 있던 것이 소비자와 GA(법인대리점)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불완전판매를 한 후 수시로 소속을 바꾸는 이른바 ‘철새 설계사’ 활동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다음 달부터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 등을 취합해 보험사, GA, 소비자가 간단히 조회할 수 있도록 한 ‘e클린 보험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서비스가 제공하는 설계사 경력은 불완전판매 이력과 보험연수원 보수교육 이수 여부다. 설계사들은 2년에 20시간 보수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지만 GA 소속 설계사는 소속이 자주 바뀌어 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특히 대출모집인의 경우 대출모집인 포털사이트를 통해 금융당국 등록 여부와 소속 업체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설계사가 비슷한 방식으로 가입을 유도함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판매 이력을 조회하기 어려웠다.


서비스 시행으로 소비자가 직접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 확인을 할 수 있게 되면 종신보험을 연금이라고 속여 파는 등의 불완전판매로 수수료만 챙기고 소속을 옮기는 철새설계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제대로 가동하려면 설계사가 개인정보이용 동의해 불완전판매 이력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설계사들의 동의를 받는 중인데 보험사 소속 전속 설계사에 비해 GA 소속 설계사의 동의율이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다음 달부터 설계사가 고객에게 ‘e클린 보험서비스’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내년 1월부터는 청약서 상에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을 표기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개인정보이용 동의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공개에 거부한 설계사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이 표기돼 불완전판매가 많은 설계사로 인식되는 불이익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이용 동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설계사의 경우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느니 막연하게 나쁘겠다고 추측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거나 해당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공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를 할수도 없기 때문에 반쪽짜리 서비스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율이 공개되도록 의무화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