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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고유정의 '오른손'…'우발 범행' 증거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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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주 기자
  • 2019.06.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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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고유정, 성폭행 막으려던 우발적 범행 주장으로 일관… 정당방위 안 돼도 형량 감경 전략으로 쓰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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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이석형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신상공개위원회 회의를 열어 범죄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해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강력범죄예방 차원에서 고씨에 대한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영상캡쳐)2019.6.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읶는 고유정이 변호인을 통해 지난 10일 제주지방법원에 자신의 다친 오른손을 증거보전 청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긴급 체포된 직후부터 '우발적 범행'이라는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고 있는 고유정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 남편의 성폭행을 막기 위해 흉기를 휘두르다 부상을 입었다는 취지로 증거보전청구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거보전 청구제도는 피의자가 증거물이 소실될 염려가 있을 경우 법관에게 증거의 보전을 청구하는 절차다. 고유정은 지난 1일 긴급체포됐을 때부터 오른손에 흰붕대를 감고 있었다. 고유정 측은 부상당한 오른손의 현재 상태를 기록으로 남겨 추후 '정당방위'에 의한 우발적 살인임을 법정에서 주장하기 위한 증거로 쓰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일각에선 '정당방위'에 의한 '우발적 살인'이라는 고유정의 진술과 피해자 사체를 인멸하기 위한 훼손방법의 '잔인성'이 서로 모순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기 위해선 살인에 그치고 사체훼손·유기는 없었어야한다는 논리다. 특히 미리 준비한 것처럼 치밀해보이는 사체훼손·유기 방식이 '계획 살인'의 증거라는 것이다.

◇'우발적 살인'과 '사체훼손'은 양립 가능할 수도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우발적 범행' 주장과 살해 이후의 '사체 훼손·유기'는 양립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살인'과 '사체훼손·유기'는 별도의 범죄가 돼, 앞에 것이 우발적 범행이라도 나중의 행동을 증거인멸과정으로 본다면 둘은 별개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상대방이 먼저 공격행위를 해 정당방위로 우발적으로 죽이고 사체훼손을 통한 증거인멸을 한 것이 논리적으로 모순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발적 범죄라도 그 인멸에 있어서는 치밀한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직접 증거가 빈약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범죄경과를 알기 어렵다. 사체 훼손에 앞선 살인행위도 계획적 범죄로 결론내리기엔 아직 빈 틈이 많다"고 지적했다.


손영서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신) 역시 "피의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하기 위해 재판 전 방어수단으로 증거보전청구를 한 것으로 본다"며 "시신을 훼손한 사실만으론 이 사건이 우발범행인지 계획범행인지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손 변호사는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밝혀진 대로 피의자가 사전에 범행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흉기를 사전에 구입한 것이라면 사건을 정당방위로 발생한 우발적 범행으로 볼 수 없는 여러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황증거를 고려하면 증거보전청구가 받아지더라도 오른손이 다친 사실이 향후 재판에서 피의자에게 꼭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순 없다"고 전망했다.


경찰도 고유정이 지난달 10일부터 수면제인 '졸피뎀'을 검색하고 범행 사흘전인 지난달 22일엔 살인에 쓰인 흉기와 표백제 등 청소도구를 구입한 행동이 계획범죄의 증거라고 보고 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12.  woo1223@newsis.com/사진=뉴시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06.12. woo1223@newsis.com/사진=뉴시스




◇오른손 부상, '정당방위' 인정 안 되더라도 '양형전략'용

우리 법원은 정당방위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24일 새벽 서울 노원구 공릉동 주택에 무단 침입해 예비 신부를 살해한 휴가 중이던 육군 상병을 비명소리에 깬 남편이 흉기를 빼앗아 살해했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1990년 이후 27년만에 수사단계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돼 남편에 대해 불기소처분됐다. '살인'이라는 중한 결과가 일어났지만 드물게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런 예외적인 사례외에는 정당방위는 인정되기 어렵다.

[팩트체크]고유정의 '오른손'…'우발 범행' 증거로 먹힐까


그렇지만 고유정 측은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면서 '정당방위'임을 내세우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방위 주장은 '우발적 범행'의 근거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한 범죄에선 양형에 고려될 수 있다. 지난 2016년 9월 대법원은 만취 상태에서 흉기로 살해 협박을 한 전 남편을 살해한 조모씨(47)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전 남편이 엎질러진 술에 미끄러진 틈에 반격했다. 자신과 자녀들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전 남편이 바닥에 쓰러졌을 때 생명과 신체에 대한 침해 행위가 일단락된 것"이라며 정당방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임을 인정해 징역 2년형으로 결정했다.

법원은 과도한 방어행위로 상대방이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 '면죄부'를 주는 정당방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고유정 사건에서의 정당방위는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과 연계돼 중형을 면하려는 양형전략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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