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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가족 몰래 재혼했나?…알수록 이상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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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원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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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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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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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된 고유정(36)이 지난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의 범행 수법과 동기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나고 있지만 고유정이란 인물 자체는 의문투성이다.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점 외에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을 많기 때문.

우선 고유정의 남동생이 "누나가 재혼한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고 밝힌 것도 의문이다. 고유정이 가족 몰래 재혼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아들을 친정에 맡겨두고 직접 키우지도 않으면서 전 남편에게 보여주지조차 않았던 점도 쉽게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다. 6년이나 연애하고 결혼했음에도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할 정도로 미웠는지도 일반인으로선 납득하기 힘들다.

◇고유정, 전 남편과 2013년 초혼한 뒤 3년 만에 이혼…2017년 현 남편과 재혼
고유정과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씨(36)는 제주도의 모 대학 학부시절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6년간 연애한 후 2013년 결혼했고 3년 만인 2016년 협의 이혼했다.

고씨는 강씨와 이혼한 뒤 2017년 제주도 출신의 현 남편 A씨(38)와 결혼해 청주에서 살았다. A씨는 충북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각각 전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각자 아들을 제주도의 조부모에게 맡기고 고씨 부부만 청주에 남았다.

◇고유정 남동생 "누나 재혼, 이번에 알았다"…가족 몰래 재혼?
지난 1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는 고유정 사건을 조명했다. 고유정의 남동생은 실화탐사대 제작진과 만나 "(고유정은) 지병이나 정신질환이 없었다"며 "전(前) 매형과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나가 재혼한 것도 이번에 알았고, 연락이 아예 안됐다"고 설명했다. 또 "(누나가 살인을 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고도 했다.

고유정의 남동생은 누나에 관해 "성격은 착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었다"며 "처음에는 (범행 사실을) 믿지 않았다"고 했다. 고유정이 전 남편과 어떻게 이혼했냐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남동생과 관계가 소원했다 해도 재혼 사실은 가족에게 알리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남동생은 누나가 재혼한지 1년 넘도록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고유정이 부모에게 재혼 사실을 알렸으면 남동생도 알게 됐을텐데 부모조차 딸의 재혼을 몰랐던 것인지도 의문이다. 남동생은 누나와 아예 연락도 안됐다고 하는데 고유정이 이혼과 재혼을 겪으며 가족과 멀어졌을 수도 있다.

지난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36)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입 물품은 방진복, 커버링, 덧신이다./사진=뉴스1(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지난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36)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입 물품은 방진복, 커버링, 덧신이다./사진=뉴스1(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아들은 친정에 맡겨 뒀으면서 왜 전 남편에게 보여주지 않았나
고유정은 피해자 강씨와 약 2년 전 이혼한 뒤 아들(6)의 양육권을 가져갔다. 그러나 고씨는 2017년 충북 청주에서 재혼하고 아들은 제주의 친정에 맡긴 채 따로 살았다. 고씨는 아들을 직접 키우지 않았음에도 왜 양육권을 가져오고 전 남편에게 이혼 후 한 번도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이와 관련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양육할 마음이 없음에도 전 남편이 아들을 너무 좋아하니까 고통을 주려고 양육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남성 중에도 이혼한 뒤 끊임없이 괴롭히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남녀를 바꿔 생각해보면 그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강씨는 전 부인인 고씨가 아들을 키우는 줄 알고 대학원 연구수당과 아르바이트비로 매달 40만원씩 양육비를 보냈다. 이에 강씨의 남동생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유정은 거짓말을 너무 잘했다"며 "가사 심판에서 재판장님께 '아이는 청주에서 내가 키우고 있다'고 당당히 거짓말하더라. 거짓말 사례는 말하려면 끝도 없다"고 전한 바 있다.

◇고유정은 '6년 연애, 3년 결혼생활'했던 남편을 왜 죽였나
고유정은 체포된 후 줄곧 "전 남편이 날 성폭행하려 했고 이를 방어하려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고씨의 주장이 허위진술이라고 판단했다.

고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인터넷에서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 등 범행 수법을 검색했으며 범행 사흘전인 5월22일 흉기 한 점과 표백제 등의 청소도구를 미리 구입했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고씨가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파악하고 있다. 피해자 강씨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것도 근거가 되면서 고유정의 범행 동기와 수법과 관련해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유정은) 타인에게는 위험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전 남편에게는 극도의 집착을 했던 것 같다"며 "여자 살인범들 중에는 배우자를 잔혹 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성격적 특징은 경계성 성격 장애"라고 밝혔다.

이어 "경계성 성격 장애는 감정의 기복이 심해 잘할 때는 잘한다. 그래서 장기 연애가 지속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문제는 본인이 기대하지 않았던 혼인과 결혼 생활에 포악한 정체를 드러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36)이 지난달 28일 제주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환불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환불 물품은 표백제, 락스,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세트, 청소용품 등으로 같은달 22일 구입한 물품의 일부다./사진=뉴스1(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지난 10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36)이 지난달 28일 제주시 한 마트에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일부 물품을 환불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환불 물품은 표백제, 락스,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세트, 청소용품 등으로 같은달 22일 구입한 물품의 일부다./사진=뉴스1(제주동부경찰서 제공)

또 키 160cm에 몸무게 50kg인 왜소한 체격의 고유정이 키 180cm, 몸무게 80kg인 전 남편을 어떻게 살해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지난 10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체격의 차이가 있더라도 수면제를 먹어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충분히 공격이 가능하다"며 "현장 증거를 보면 피해자의 혈흔이 천장 쪽에 많다는 것은 피해자가 시신 훼손을 누워서 당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을 훼손할 수 있는 흉기를 다 가지고 들어갔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였다면 여성의 힘으로도 범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지난 8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고씨의 범행 동기에 관해 "강씨가 뒤늦게 고씨가 재혼하고 아들을 안 돌봤다는 걸 알고 소송을 거니 빠져 나갈 길이 없었던 것"이라며 "결혼 생활 이후 자기 맘대로 (전 남편을) 쥐고 흔들었는데 그 틀이 깨졌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이어 "전 남편에 대해 '네가 감히 이 틀을 깨려고 해?'하면서 굉장히 분개하고, 이게 고씨의 심성과 결부됐을 것"이라며 "그 분노가 너무 세서 나중에 엄청난 일이 발생할 거란 생각조차 고려를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고씨는 양육권을 가져가놓고도 아들을 돌보지 않았는데, 이 사실을 안 강씨가 면접교섭권을 얻기 위해 소송을 걸자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는 해석이다.

한편, 지난 8일에는 당시 강씨가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노래를 부르던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약 1분 길이의 영상에는 아들을 보러 가는 아버지의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수 들국화의 '걱정하지 말아요'를 부르던 강씨는 "성은 강, 이름은 ○○(아들 이름). 강씨 집안의 첫째 아들"이라며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행복의 꿈을 꾸겠다 말해요. ○○을 꼭 보겠다 말해요"라고 개사해 들뜬 목소리로 열창하며 아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컷뉴스에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한 강씨의 남동생은 "남겨진 조카가 나중에 커서 아빠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형이 아들에게 주는 마지막 노래 선물"이라고 말하면서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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