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100배 성장 지평막걸리 "프리미엄 막걸리로 새도전"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며 막걸리업계에서 보기 드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평막걸리가 프리미엄 막걸리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준프리미엄급으로 이달 초 내놓은 '지평1925'는 유통업체 주문건수가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인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하반기 프리미엄 막걸리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기환(38) 지평주조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지평주조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도 양평 1공장에 다품종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하고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대후반의 젊은 나이였던 2010년 연매출 2억원, 직원3명 규모의 80년된 양조장이었던 지평주조를 맡아 약 10년만에 매출 160억원, 막걸리 5위권 업체로 키워냈다. 지평주조는 1925년 1대 사장 고 이종환씨가 설립한 후 1960년에 김기환 대표의 할아버지인 김교섭씨가 인수했다. 이어 김 대표의 부친인 김동교 대표에 이어 김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54% 늘어난 250억원. 정체 상태의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는 목표 달성률이 100% 수준"이라며 "경기가 부진하다보니 시장 전반이 어렵지만 하반기에도 이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25년 경기도 양평에서 설립된 지평주조는 2017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강원도(2017년 9월), 부산·경남(2018년 7월), 대전·충청(2018년9월), 경북, 전남 제주(2019년 1월) 등으로 영업지역을 확대하며 유통망을 넓혀왔다. 지난 3월에는 국내 5대 편의점에 입점을 완료했다.

김 대표는 빠른 성장의 비결로 고른 품질 유지와 투자, 대리점과의 상생 경영을 꼽았다. 김 대표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막걸리는 품질이나 맛을 고르게 유지하기가 어려워 대중화되기 쉽지 않았다"며 "우리 맛을 살리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 양조장 인근에 양평 1공장을 설립, 운영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춘천에 월생산량 200만병 규모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2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춘천 공장에서 제품을 전량 생산 중이다. 92년된 양평 양조장은 역사성을 인정받아 2014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현재 막걸리 체험 등이 가능한 곳으로 복원 중이다.


설비 투자와 함께 대리점과의 상생도 빠른 기간 동안 유통망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대리점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계약을 진행하고 영업 과정에서도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존중하는 게 원칙이라고.

전국 유통망을 확보한 지평주조의 다음 단계는 제품 라인업 확충이다. 우선 최근 출시한 지평1925는 2680원의 준프리미엄급 막걸리로 지평막걸리(5도)에 비해 도수가 7도로 높고 옛날 지평막걸리 맛을 살렸다. 막걸리 시장은 일반적으로 1100~1700원 막걸리와 2500원 안팎의 준프리미엄급 막걸리, 1만~3만원의 프리미엄급 막걸리로 나눠져 있다. 출시 2주만에 유통망에서 납품량을 2배 이상으로 늘려달라고 요청이 들어오는 등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올 연말에는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에 도전한다. 맛부터 패키지까지 모든 것에 신경 쓴 고급 막걸리다. 중장기적으로 이와 같은 투자와 노력이 우리 술인 막걸리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게 김 대표의 믿음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막걸리 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며 "장기적으로 멕시코의 데낄라 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그 나라의 술'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