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는 법부터 배워" 팀 쿡, 실리콘밸리에 일침

/사진=스탠퍼드대 웹캐스트 캡쳐

"신뢰를 얻고 싶다면 책임지는 법부터 배우라"


지난 16일(현지시간) CNBC와 스탠퍼드대학뉴스 등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오전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린 학위수여식 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곳에는 졸업생과 그 가족, 친지들을 포함 약 3만명이 참석했다.

스탠퍼드 대학은 지난 2005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졸업생들 앞에 서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여러분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고 연설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날 쿡 CEO는 "스탠퍼드는 나의 가슴에 가깝다"며 "내가 단지 이 대학으로부터 1.5마일 떨어진 곳에 살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스탠퍼드가 지난 수십년간 실리콘밸리를 함께 이끌어왔기 때문"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오늘날 우리는 한 순간에 모이게 됐다"며 "그것은 반성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최근 이 업계는 덜 고결한 혁신(less noble innovation)으로 더 잘 알려진 것 같다"며 "덜 고결한 혁신이란 책임지지 않고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혼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쿡 CEO는 특정 기업명을 언급치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새 구글, 페이스북 등이 이용자 데이터 보안 이슈에 취약해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현실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우리는 이제 매일같이 데이터 침해, 사생활 침해, 자연스런 대화를 망치는 가짜 뉴스들을 본다"며 "이 같은 사생활 침해, 그리고 정보의 유출과 판매 등을 피할 수 없는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생활 보호에 대한 이슈는 애플의 경영전략과도 맞닿아 있어 팀 쿡이 공식석상에서 줄곧 강조해온 문제이기도 하다. 애플은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사용자의 개인 정보 공개 없이도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가능한 '사인 인 위드 애플(Sign in with Apple)' 기능을 소개한 바 있다.

쿡 CEO는 연설에서 이어 "최근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선의가 해로운 결과를 변명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며 "위기는 낙관론을 누그러뜨리고 최근의 현실은 맹목적인 믿음을 흔들어놨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탠퍼드 졸업생들은 계속해서 많은 것들을 만들고 건설할 것"이라며 "건축가로서 자신의 창작물이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지하고, 야망을 목적의 겸손함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