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평균임금 산정서 유성기업 직장폐쇄 기간 뺀 2심 다시"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 모습.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회사의 직장폐쇄 기간이 노동자들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되는 '쟁의행위 기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려면 당시 직장폐쇄가 적법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소속 김모씨 등 106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평균임금은 퇴직 등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간의 임금총액을 그 기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 기간이 있는 경우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이를 제외하도록 한다. 쟁의행위 로 임금이 줄어드는 기간을 포함하면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어서다.

쟁점은 사측의 직장폐쇄기간이 쟁의행위기간에 해당해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돼야 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직장폐쇄의 적법성, 이로 인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 존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사용자의 직장폐쇄기간이 쟁의행위기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런 점을 살피지 않고 유성기업의 직장폐쇄기간이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기간이라 판단해 이를 전제로 평균임금을 산정한 원심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적법한 직장폐쇄를 해 임금지급의무를 지지 않는 기간은 쟁의행위기간에 해당하고, 위법한 직장폐쇄를 해 임금지급의무를 지는 경우라면 쟁의행위기간이 아닌데 원심이 이런 점을 따져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성기업과 노조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두고 특별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노조는 이에 2011년 5월18일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사측은 아산공장은 같은 날부터, 영동공장은 그달 23일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해 그해 8월22일 종료했다. 또 김씨 등에게 단체협약·취업규칙 위반을 이유로 정직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김씨 등은 이는 부당한 징계로 무효라며 단체협약에 따라 징계기간 평균임금 150%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2심은 "해당 징계처분은 절차상 문제와 부당한 양정기준에 비춰볼 때 무효"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또 아산·영동공장 직장폐쇄기간을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공제돼야 하는 기간"으로 봐 이를 제외하고 평균임금 150%에 해당하는 임금을 계산했다.

대법원은 해당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하급심 판단은 옳다고 봤다. 다만 직장폐쇄기간을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제외하는 것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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