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2년 전 인종차별 발언 학생에 '입학취소'

카일 카슈프/사진=AFP

미국 명문 하버드 대학이 수 년 전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된 예비 입학생에 대해 합격취소를 통보했다. 입학이 취소된 학생은 지난해 '파크랜드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18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카일 카슈프(Kyle Kashuv·18)는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과거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문제돼 최근 합격 취소 통지를 받은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카슈프는 지난해 발생한 '파크랜드 총기난사' 사고의 생존자로서 지난해 3월에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회동한 화제의 인물이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파크랜드에 위치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에서는 총 17명이 숨지는 무차별적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다른 생존자들과 달리 '총기소유'를 주장하는 활동을 해온 카슈프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수는 30만명에 달한다.


문제시된 인종차별적 발언은 카슈프가 16살이던 당시,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 구글 문서 등을 통해 학우들 사이에서 공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발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BBC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대인들을 향한 모욕적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년 전의 발언이 공론화된 것은 카슈프의 동창으로 추정된는 이가 최근 뉴요커지에 "그(카슈프)가 더욱 두드러질수록 그의 위선에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털어놓으면서다.

하버드대 입학을 앞두고 있던 카슈프는 학교 측으로부터 해명을 요구받았고 학교 측은 "하버드는 자신의 정직함, 성숙함, 도덕적 인격을 의심하는 행동을 하거나 했을 경우, 다양한 조건 아래에서 입학 제의를 철회한 권리가 있다"며 결국 입학취소를 결정했다.

카슈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6살짜리 우리들은 가능한 극단적이고 충격적으로 보이기 위해 냉담하고 선동적 언어를 사용하며 바보같은 발언을 하고 있었다"며 "그 말들에 대해 즉각 사과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 발언들에 대해 당황스럽지만 내가 한 말들은 내가 누구인지, 그 이후 몇 년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이 됐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어릴 적의 '실수'로 모든 것을 판단받기에는 억울하단 뜻으로 해석됐다.

카슈프는 또 "하버드대가 총격사건처럼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건을 겪은 이후, 누군가가 성장할 수 없다고 결정지은 것은 깊은 우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떤 기관이든 성장을 이해해야 한다면 그것은 수많은 기복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의 정수로 자리잡은 하버드대"라며 "하버드대가 우리의 과거가 우리의 미래를 정의한다고 규정해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인종차별적인 기관"이라고 말했다.

카슈프는 또 "다른 대학의 장학금을 거절한데다 다른 대학의 입학 제안을 받아들이기엔 마감시한이 이미 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버드대는 CNN으로부터 이같은 논란에 대해 취재요청을 받은 뒤 "개인 지원자의 입학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