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정부가 난민인권 문제 해결 나서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사진=뉴스1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정부가 난민의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등 난민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건강보험뿐 아니라 난민과 인도적 체류 허가자의 처우와 문제점을 파악해 난민협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세계 난민의 날은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 등으로 인한 박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난민들의 고통에 관심을 촉구하고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12월4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2012년에 난민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에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난민신청자 4만8906명 중 인정자는 936명으로 2%도 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낮은 인정률을 통과한 난민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난민법은 '난민으로 인정돼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그 사례로 올 1월 개정된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제도를 들었다. 최 위원장은 "다소 제한적으로 설계된 외국인의 세대원 구성 자격과 보험료 산정 방식이 난민 인정자와 인도적 체류 허가자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며 "단 1번의 보험료 체납에도 바로 보험급여가 중단되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국에 돌아갈 수 없어 한국에서 가족을 이루고 생계를 해결하며 장기간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건강보험은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이라며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은 건강보험 제도에서 실질적인 배제로 이어져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를 찾은 난민들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난민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