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한 대학 두 캠퍼스서 기르는 통일인재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상호번영을 위하여 비정치적인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강화되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남북한의 이질감 해소와 민족 공동체 의식의 유실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교류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부드러운 교류’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현재 한반도 문제의 당면 과제는‘평화’정착이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이고,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잘 사는 한반도인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한반도의 미래를 상징하는 단어들 중 ‘평화’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개념이 될 것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할 것인가이며, 그 방법론으로서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다.

숭실대학교는 이런 관점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통한 통일의 완수라는 대업을 수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학교이다. 숭실대학교는 한반도 유일의 ‘이산대학’으로서 통일의 대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숭실대학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1897년 평양에서 개교하였다. 이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1938년에 자진 폐교하기까지 평양 지역 항일운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여 105인사건, 국민회사건, 3·1운동, 광주학생운동, 신사참배 거부운동 등 투철하고 일관된 민족정신을 발휘한, 북한(서북)지역 인재 배출의 산실이었다.


또한 숭실대학교는 일제강점기 문화적 암흑기에 교육 활동뿐만 아니라 음악·체육·문예활동 등 신문화를 보급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특히 1929년부터 숭실축구단이 주축이 되어 서울팀과 벌인 ‘경평축구전’은 조선의 구경거리로 전(全)조선을 열광하게 하였다.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 김형직 선생도 ‘평양 숭실’ 출신으로서, 평양에 그의 이름을 딴 김형직사범대학교가 있다. 김형직은 평양 숭실 출신인 김성락 목사의 주일학교 친구였다고 하는데, 그의 아들 김일성도 빨치산 운동을 할 때, 평양 숭실 출신 손정도 목사(아들이 초대 해군제독 손원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김성락 목사가 1981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이 김성락 목사에게 식사기도를 부탁했고, 이때 김성락 목사가 일제 하의 숭실대학과 같은 대학을 하나 해 보았으면 한다고 하자, 김일성주석이 평양에 들어와 다시 하나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는 얘기는 유명한 일화이다.

숭실대학교는 이와 같은 숭실대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평양에 숭실대학교를 재건하고자 하는 원대한 비젼을 갖고 있다. 숭실대학교의 모체인 ‘평양 숭실’을 평양에 재건하여 남북교류 활성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숭실대학교는 우선 김형직사범대학과 자매결연을 통하여 학술교류사업을 추진하여, 북한의 직업교육과 기술교육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숭실대학교는 한국 최초로 중소기업대학원을 설립하여 회사 창업, 경영, 해외 무역 등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김형직 사범대학과 협력하여 기업경영, 판매, 대외무역 등에 필요한 실제적 지식과 기술을 전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숭실대학교 축구단과 북한대학 축단의 ‘경평축구전’을 부활하여 문화교류에도 앞장서고자 한다. 이러한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하여 이미 숭실대학교에는 ‘평양숭실재건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있고, 이 사업을 구체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평양숭실재건추진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통일 시대를 맞아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창의적인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북한의 평양에 모두 캠퍼스를 가진 대학이 통일인재 교육을 위해 내딛는 첫걸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