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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명무실 부동산실명제, 공은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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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 2019.06.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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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차명 등기한 부동산이라도 소유권은 원소유자에게 있다’는 판결을 다시 내놨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게 분명하나, 이를 근거로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부동산실명제는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전세권 등 각종 물권은 반드시 실소유자의 이름으로만 등기하도록 한 제도로 1995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부동산 차명 등기가 세금탈루 등 각종 불법행위의 온상이라는 문제의식이 만든 제도다. 이번 판결 과정을 보면 부동산실명제가 시행 25여 년이 지나도 정착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법원 내부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 4명은 부동산 명의신탁에 대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끄러운 법적 유산”이라고 지적했다.

‘등기부등본의 공신력(법적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재확인되면서 불안해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선의의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례로 2016년 ‘니코틴 살인사건’ 관련 법원 판결 이후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당시 남양주 소재 한 아파트를 구입한 A씨는 등기부등본상 소유주인 B씨에게 수억원의 대금을 치르고 입주했다. 하지만 B씨가 남편에게 니코틴을 주입해 살해한 범죄 행위가 뒤늦게 발각돼 불법 증여로 무효화됐고, 법원이 후순위 상속자인 C씨의 아파트 소유권을 인정해 A씨는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등기부등본의 공신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법원이 발급하는 등기부등본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을 믿고 부동산 거래를 해야 하냐는 지적이 많았다.

법적 안정성 때문에 판례를 바꾸기 어렵다면 제도의 빈틈을 메꿀 입법이 필요하다. 대법원도 부동산실명법의 한계를 해결할 입법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 A씨 같은 억울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
[기자수첩]유명무실 부동산실명제, 공은 국회로



  • 유엄식
    유엄식 usyoo@mt.co.kr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유엄식입니다. 건설업계와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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