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오 대국민 사과한 문무일 총장 "과거사위 활동, 민주주의 과정"(상보)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내달 24일 퇴임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과거 검찰 부실수사와 인권침해 등의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대국민 사과 입장을 표명한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는 과거사위 활동에 대해 "민주주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검찰역사관 앞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과거사위의 지난 활동에 대해 “과거사위에서 선정된 개별 사건이 15건, 포괄적 사건이 2분야가 결정됐고 1년6개월 조사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사과의 배경에 대해서 문 총장은 “과거에 관한 문제는 한 번은 짚고 넘어갈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문제제기가 있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총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당시 검찰이 왜 이렇게 비난 많이 받나와 관련 내외부적으로 물어본 결과 ‘검찰이 오만하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 부패했다’ 등의 대답을 들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또 과거사위 활동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 문 총장은 “모든 일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그런 것도 우리가 지금까지 겪은 민주주의 비춰 보면 원만하게만 해결되지 않았으리라 본다”면서 “문제제기 자체에 대해서도 저도 잘 알고 여러분도 알지만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사과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관련이 없다”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권한을 통제받지 않거나 책임지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진 분에게는 권한을 부여하면 안 된다. 검찰이 가진 과거사 문제와 마찬가지"라고만 설명했다.

그는 용산참사 사건 등에 개별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어떤 방식과 범위, 절차를 취할지 검토 중"이라며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데까진 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산참사 당시 한 철거민이 전날 숨진 채 발견된 데 관해 "가슴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용산참사는 처음에 (사건) 기록 공개를 바로 했으면 의혹이 이렇게까지 부풀려졌을까 생각한다"며 "행정기관이 만든 모든 문서는 공개가 원칙이고 저희도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을 보면 공개 못하게 돼 있다"고 아쉬워했다.


과거사위 권고와 관련해 앞으로 추진해 나갈 부분에 대해서 문 총장은 “과거사위 권고가 다양한데 법 개정은 저희 손으로 할 수 없어 순차적으로 개정 건의를 올리는 중”이라며 “내부 제도개선 부분은 제 취임 후로 쭉 했는데도 아직 해야 할 것이 남았다”며 피의사실 공표, 포토라인 등의 부분이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문 총장은 “상사의 부당하다 생각하는 지시에 대해 이의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마련한 상태”라며 “이른바 적폐수사나 사법농단 수사를 하면서 저희가 생각한 것은 부당하다 생각하는 지시에 대해 이의제기 절차가 우리나라 행정절차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부분과 관련해 “검찰부터 먼저 부당하다 생각하는 지시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이의제기를 하면 행정처분은 면제해주는 걸로 그런 절차를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과거사위 운영상 아쉬움에 대해선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으면 좀 더 효율적 활동이 되지 않았을까“라면서 ”활동하는 방식이 법적 절차를 따르게 됐으면 그 후에라도 또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키진 않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사위나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피의사실공표를 한 게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문 총장은 ”구체적으로 답하긴 부적절하다“며 ”민주주의 시대에 모든 행위자는 합당한 법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어 책임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질문이 끝난 후 문 총장은 ”검찰을 어떻게든 민주적 원칙에 맞게 바꿔 보고자 노력해왔다“며 ”제도는 법률 개정을 수반하지 않는 것은 할 수 있는 한 최선 다해서 만들어내려고 제도개선하려고 노력했고, 법률개정 필요한 부분들은 순차적으로 법무부에 입법개정 건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총장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검찰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제도 개선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면서 ”검찰이 오늘날 받은 국민적 지탄, 비난, 문제제기들을 받아들여서 보다 나은 검찰로 나아가고 또 하나는 민주적 원칙에 합당한 검찰 작용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과거사위가 재조사한 사건들을 검찰역사관 내 전시물로 설치해 공개한다. '검찰의 과거를 돌아보다'는 제목 아래 문 총장이 이날 발표한 과거사 진상조사 결과 관련 입장문도 전시물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