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간·이동 결합한 '자동산' 선점 노린다

네이버 R&D(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자율 도시'(Autonomous CITY, 이하 A-CITY)라는 미래상을 제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고도화에 본격 나선다. 움직이는 공간을 뜻하는 '자동산' 인프라 선점을 위해 자율주행 플랫폼과 로보틱스 기술 기반을 앞세웠다.

◇"'자동산' 중심 'A-CITY' 구현하겠다"= 네이버랩스는 2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3년간 기술 미션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네이버랩스는 공간과 이동을 융합한 자동산 개념을 제시, 미래 도시의 새로운 자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산과 다양한 도시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결과물이 네이버랩스의 기술 지향점인 A-CITY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자동산은 미래 도시의 새로운 인프라로 완전히 새로운 연결을 가져올 것"이라며 "네이버랩스의 기술적 이상향인 A-CITY 구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CITY의 핵심 자원인 자동산은 사용자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기존 자산과 공간이 끊임없이 재탄생한다는 개념이다.

석 대표는 A-CITY 미래상을 과거 승강기 도입에 따른 도시공간 변화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150여년 전 전기식 승강기 발명으로 자유로운 공간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고층빌딩 시대로 들어섰다"며 "자동산 중심 기술들은 우리 미래의 모습을 새롭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삶 자체가 움직이는 공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자동산과 연계하기 위한 기반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로보틱스로 A-CITY 기반 기술 개발= 자율주행 플랫폼과 로보틱스 기술은 A-CITY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인공지능(AI)이 인식하는 'HD 맵'은 원활한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필수 기반이다. 네이버랩스는 고정밀 지도 제작 솔루션 '하이브리드 HD 매핑'과 크라우드 소스 매핑 솔루션 '어크로스' 등 HD 맵 제작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연내에 서울시내 4차선 이상 도로 2000㎞에 대한 HD 맵을 완성할 방침이다. HD 맵과 각종 센서를 결합해 10cm 내 정밀도로 끊김 없이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측위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랩스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자동화공학회(SAE) 기준 '레벨 4'(고도 자율주행)에 근접한 수준이다. 네이버랩스는 조만간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아 자율주행 임시운행 차량을 추가한다. 이를 통해 실제 도로 상황에서 자율주행 기술 검증을 강화한다. 백종윤 자율주행그룹 리더는 "자율주행기술은 매핑·측위·인지·예측·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모두 해결돼야 하는 종합예술"이라며 "네이버랩스가 구축한 자체 자율주행의 요소 기술들이 더욱 업그레이드됐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 5G(5세대 이동통신) 등 기술과 융합해 실내 공간 지도를 구현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실내 지도 제작 로봇 'M1' 성능을 대폭 개선한 'M1X'를 개발했다. M1X가 인천공항, 코엑스몰 등 대규모 실내공간 스캔 지도를 불과 40시간 만에 제작할 수 있다. 해당 지도는 기존 기술 대비 제작단가를 낮추면서도 위치 정확도가 30% 향상됐다.

네이버랩스는 4종 보행 로봇이 직접 매핑·로컬라이제이션을 위한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코멧(Comet)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 자금 지원으로 MIT(매사추세츠공과대)에서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치타3'와 '미니치타'를 활용할 계획이다. 5G 기반으로 로봇 본체와 제어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5G 브레인리스 로봇' 제어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