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 1호' 과천주공1단지 3.3㎡당 4000만원 찍나

'과천 퍼스트 푸르지오 써밋' 조감도/사진=대우건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을 피해 후분양으로 전환한 과천주공1단지가 빠르면 다음달 분양에 나선다. 후분양 조건인 골조공사의 3분의 2 이상에 근접해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지만 과천시의 분양 승인이 관건이다.


HUG의 분양 보증이 필요 없는 후분양 방식이지만 관할 지자체인 과천시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며 분양 승인을 미룰 경우 후분양으로 전환한 게 무의미해진다. 이 경우 퇴로가 막힌 정비사업 조합들과 건설업계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26일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골조공사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돼 빠르면 다음달 분양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주공1단지는 과천역 2분 거리의 초역세권 재건축단지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공사 중이다. 전체 1571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은 509가구,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써밋'(과천 퍼스트 푸르지오 써밋)으로 들어서는 과천 첫 단지다.

강남에서도 2020년께나 볼 수 있는 최신평면과 설계를 적용, 35층에는 관악산을 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조성되고 외관은 일부 커튼월이 적용된다. 단지 내에 수변공원과 수영장, 시네마홀 등이 들어선다.


2017년 조합이 선분양을 추진하면서 HUG에 제시한 일반분양가는 3.3㎡당 3313만원. 하지만 고분양가를 이유로 HUG가 분양보증 발급을 거부하자 조합은 후분양으로 돌아섰다. 당시 인근에 분양한 아파트 2곳의 분양가는 3000만원이 채 안됐다.

지난달 과천주공1단지와 인접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 재건축)는 3.3㎡당 3253만원에 분양했다. 일반분양 물량 783가구 중 약 70%(533가구)는 사실상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분양가 9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HUG의 분양가 규제에서 자유로운 과천주공1단지는 3.3㎡당 3500만~4000만원 안팎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이 후분양에 따른 그간의 기회비용과 추가 금융비를 고려해 그 이하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 시세는 지난 21일 기준 3.3㎡당 3927만원이다. 지난해 11월 말 3.3㎡당 4022만원에서 소폭 조정받았으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0.09% 상승 전환했다.

과천주공1단지는 과천 인근 재건축 단지는 물론 HUG의 분양가통제를 피해 후분양을 저울질 중인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에도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복병은 관할 지자체인 과천시의 대응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HUG의 분양 승인을 피해 후분양을 하는데 과천시가 분양가에 제동을 건다면 과천주공1단지는 물론이고 다른 재건축조합들도 굳이 후분양 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정비사업 자체가 올스톱 돼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