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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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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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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의 정치학](종합)

[편집자주] 자사고 재지정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청와대 개입설이 퍼지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자사고 지키기'에 나섰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부총리)은 일반고로의 전환이라는 정책방향은 유지하되, 절차의 공정성을 지키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전북 상산고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번진 자사고 논란의 쟁점을 짚었다.


"교육 평둔화 촉발 " vs "신분세습 귀족학교 폐지"


[자사고의 정치학]①상산고 지정 취소로 자사고 존폐 논란 거세…교육계 내에서도 의견 엇갈려
지난 24일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0.31점 차이로 탈락한 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정문으로 출입하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연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 상산고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지난 24일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0.31점 차이로 탈락한 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정문으로 출입하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연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 상산고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로 촉발된 자사고 존폐문제와 관련해 교육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진보 성격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사교육을 팽창시키고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수월성 교육을 위해 자사고가 필요하며 자사고 폐지 정책은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 평준화' 시킨다는 주장이다.

하윤수 제37대 교총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양재동 한국교총에서 진행된 연임 기자회견에서 "상산고 등 최근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는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행보"라며 "평준화 교육과 고교체제 변화에만 경도돼 교육을 '평둔화'(平鈍化)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임 첫 대외 행보에서부터 자사고와 관련한 교육 당국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하 회장은 "우수 학생들의 해외유출이 심각해 수월성 교육을 위해 도입한 게 자사고"라며 "교육의 다양화와 기회 확대, 질 높은 교육 제공이라는 다양한 특수목적고등학교의 도입 취지"라고 꼬집었다. 우수한 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길러내기 위해 도입한 자사고 등 특목고 제도를 없애면 안 된다는 것.

한국교총은 이번 상산고에 대한 재지정평가가 애초부터 지정 취소를 위한 수순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교총은 "일방적인 재지정 기준, 평가지표 변경에 따른 불공정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교육부를 향해서도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취소 결정에 동의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반면 전교조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전교조는 지난 20일 전북도교육청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히자 논평을 내고 "자사고는 고교서열화체제 강화, 입시교육 기관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고교입시를 위한 사교육 팽창 등의 문제로 공교육 파행을 낳았다"며 "자사고 폐지 공약은 대다수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국민적 지지가 높았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반복되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자사고의 존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3 등) 조항을 개정하거나 삭제해야 한다"며 "특권학교는 폐지되고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교조 전북지부 등 28개 지역교육단체가 참여한 '상산고, 자사고 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대책위원회'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사고는 연간 학비가 1000만원이 넘는 부자들의 귀족학교로 부모의 돈에 의해 아이들의 우열이 결정되고 나아가 부모의 신분을 세습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의 결정을 존중해 자사고 재지정취소에 동의하고 자사고뿐만 아니라 외고, 국제고 등의 특권학교 폐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인 기자


상산고 '+9.61'에서 '-0.39' 로…누가 '룰'을 흔들었나


[자사고의 정치학]②올해 평가대상 자사고 24개중 유일한 80점 커트라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교육청에서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인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 상산고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교육청에서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인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문제가 없다. 상산고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전북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철회 논란은 '게임의 룰'이 '자의적'으로 바뀐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시작한다. 자사고 평가 기준이 지역과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면 형평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았다.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점수 70점에 적용하면 9.61점을 더 받아 안정적으로 자사고 재지정이 될 수 있는 점수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재지정 커트라인을 80점으로 올렸다.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전국 24개 자사고 가운데 상산고를 제외한 나머지 23개 학교의 커트라인은 70점 그대로다. 그 결과 상산고만 순식간에 '마이너스 0.39점'으로 일반고 전환에 몰린 배경이다.

◇전북만 80점 만점…의도적 '룰' 바꾸기?= 전북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을 다른 시도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책정했다. 상산고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다.

'상산고 사태' 이후 줄줄이 발표된 전남 광양제철고, 경북 포항제철고와 김천고, 울산 현대청운고는 커트라인(70점)을 넘겨 지정 기간 연장이 확정됐다. 이중 포항제철고는 83.6점, 김천고는 78.2점이다. 구체적인 점수를 공개하지 않은 광양제철고는 80점대 초반, 현대 청운고는 70점대 반으로 알려졌다.

상산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김천고가 자사고로 재지정되자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가장 많은 13개 자사고를 평가한 서울교육청을 비롯해 강원(민족사관고등학교), 인천(인천포스코고), 부산(해운대고), 대구(계성고), 충남(북일고) 등에서도 70점대 점수를 받는 학교가 다수 나올 전망이라 '상산고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입장은 확고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선거 당시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12월 확대간부회의에서 "교육부가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를 60점 이상에서 70점 이상으로 높였지만, 전북은 재지정 기준 점수를 80점 이상으로 정했다. 대통령 공약은 자사고 폐지인데, 그렇다면 교육부의 정책도 자사고 폐지로 방향이 맞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교육감의 '재량' vs '권한남용= 자사고 평가 권한은 교육감이 갖는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육감은 5년마다 학교 성과를 평가해 지정 유지여부를 결정한다. 전국 고교 평가의 통일성을 위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표준안을 만들었다. 100점 만점 중 88점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머지 12점은 교육감 재량 평가다.
전북 교육감은 평가 항목과 배점을 바꿨다. 직전 평가인 2014년 평가 항목이 주로 재정과 시설, 교원 등이 중심이었다. 교육감들은 5년만에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항목에 배점을 높였다.

가장 큰 논란은 '사회통합대상자' 배점이다. 5년 전 2점에서 올해 14점으로 대폭 늘렸다. 사회통합전형은 일정 비율을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뽑는 제도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상산고의 사회통합전형 입항생이 정원의 10%에 미달한다며 4점 만점에 1.6점을 줬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 따르면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다. 떄문에 전북교육감의 '자의적' 기준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상산고와 동일한 형태의 자사고인 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가 있는 강원·울산·경북·전남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는 점을 감안해 정성평가로 바꾸고 충원 노력, 학교의 처지 등을 고려했다. 실제 현대청운고는 같은 항목의 정성평가로 3.2점을 받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해 자사고로 전환한 다른 학교가 있는 교육청에서는 이 지표를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로 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당정청 협의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해영 최고위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당정청 협의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해영 최고위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육부, 상산고 지정취소요청에 동의 여부에 '촉각'= 김 전북교육감이 지정·운영위의 심의 결과를 토대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7월 초 청문을 실시하고 같은 달 중순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지정 취소 동의를 요청하는 수순이다.

이 과정에서 유 장관은 교육부의 권고 커트라인(70점)을 적용한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이 달라 탈락한 상산고의 상황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만일 유 장관이 자사고 재지정 취소에 동의하면 8월 초 고입전형기본계획을 수정하고 9월 중순경 2020년도 평준화 일반고 전형요강에 공고한다.

논란이 커질수록 유 부총리의 고민도 깊어진다. 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다. 지정취소에 동의할 경우 상산고를 비롯한 학부모들과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총선을 앞둔 시점 호남 민심 악화로 이어질 경우 정부여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지정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자사고는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 중 하나이므로 지정을 취소하는게 정당하다"면서도 "재지정 평가 절차는 평가 기준 점수와 항목, 과정 등이 적법성과 정당성을 준수하면서 교육감의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이뤄졌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김평화 한지연 기자



'자사고 지키기', 국회가 나섰다


[자사고의 정치학]③전북 지역구 의원 중심으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 불공정"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치권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키기에 나섰다. 지역구에 자사고가 있는 의원들 중심으로 교육부와 지방 교육청을 상대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상산고는 (자사고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이번 재지정 탈락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상산고 평가에 적용된 기준점(80점)이 다른 지역 기준점(70점)보다 높은 사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전주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는 지난 20일 각각 전북교육청과 경기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정 취소를 통보받았다. 특히 상산고는 기준점에 0.39점 모자란 79.61점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자사고 지정 취소의 정당성 문제를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사고 지정 취소 문제와 관련 "행정 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정당성이 인정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의 성과 평가가 절차의 적법성을 충족하는지, 지정 취소로 얻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의 비교 형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취소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춘석·안호영 의원도 각각 자사고 지정 해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어서 여당 의원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사안이지만 지역구 의원들의 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

각 지방 교육청 간 형평성 문제와 평가 기준의 신뢰성 등 쟁점이 많다는 점도 정치권의 관심을 유도하는 요소다.

전북에 지역구를 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야당 의원들도 문제제기에 나섰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평가지표로 전북의 소중한 자산인 상산고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앞으로 교육부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과 상임위를 통해 평가기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 100명 이상 부동의 요구서를 모아 다음달 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 전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수십명이 교육부에 대한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부동의 요구 절차에 나섰다. 정 의원은 최근 유 부총리에게 이 문제 관련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 부총리가 이에 부담을 느껴 아직 면담이 성사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전날 전북도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상산고를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자사고 폐지조치로 없애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기본이 의심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교육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자사고 지정취소 문제를 논의한다. 유 부총리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감 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평화 김하늬 한지연 기자


불붙은 자사고 논란…해묵은 평준화 vs 수월성 갈등 재점화


[자사고의 정치학]③유은혜 "서열화 입시경쟁 심화시키는 자사고 평가 통과 못해"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녁 교육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청와대의 반대 지시가 있었다는 것은 왜곡된 보도"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상산고에서 시작된 자사고 재지정 문제는 교육문제에서 정치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장면/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녁 교육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청와대의 반대 지시가 있었다는 것은 왜곡된 보도"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상산고에서 시작된 자사고 재지정 문제는 교육문제에서 정치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장면/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싸고 교육계의 대립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첫 발표 대상인 전북 전주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가 재지정 기준점수에 미달하면서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자, 정치권까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가 다음 달 중 전북·경기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상황을 맞는다. 지난 2015년 서울 미림여고 이후 첫 사례다.

교육전문가들은 특정 자사고에 대한 지정이냐, 지정취소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에서 발생한 갈등이 정면충돌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석빈 우석대 교수는 "보편 교육을 중시하려는 국가기관과 자율적인 특성화 교육을 추구하려는 민간교육기관간 갈등이 이번 상산고 사태로 표면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십년 간 되풀이된 평준화교육과 수월성교육 싸움의 연장선에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역구 민심을 기반으로 한 국회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정치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추가 사례 나오나=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 체계 개편과 자사고 폐지(자사고 일반고 전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면서 현 정부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고교서열화와 입시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기는 주된 요인으로 자사고를 지목했다. 천호성 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자사고가 본래 설립 취지와 달리 서열화와 지나친 경쟁을 낳았고,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유발토록 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고교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자사고는 이번 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취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등 특정 지역에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자사고를 겨냥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의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자사고를 설립했는데 서울 같은 경우 이명박 정부 당시 너무 급속히 늘어나면서 우수 학생들이 (자사고에) 집중돼 서열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입시 경쟁이 초등학교까지 확산하면서 우리 교육시스템이 왜곡됐다는 얘기다. 유 장관은 또 "고교 체계를 개편하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국정과제는 변함없이 합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가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를 일괄 폐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학생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수월성·다양성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정부는 평준화에 경도된 채 고교체계 변화에만 매몰돼 사회갈등을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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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취소 동의여부 때 '사회통합전형' 쟁점=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재지정 취소 결정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상산고의 경우 자사고 재지정평가 전부터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올해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수를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해 문턱을 높여놨다. 5년전 평가 때 기준이었다면 통과하고도 남았을 자사고가 존폐위기에 내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상산고의 경우 교육부 지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31개 평가지표 가운데 '사회통합전형' 평가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산고는 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인 80점에 0.39점이 부족한 79.61점을 받았다. 사회통합전형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통합전형은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을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뽑는 것이다. 그러나 상산고처럼 애초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해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학교들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다.

상산고는 의무사항이 아닌 사회통합전형 선발을 자발적으로 했는데도 교육청이 무리하게 평가지표로 적용했다며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예컨대 전북교육청이 시험문제를 내면서 상당히 어렵게 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시험) 범위 밖에서 출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자사고 논란은 비단 상산고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변할 수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교육정책에 급작스런 '룰' 변경은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며 "정책의 연속성과 예측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정책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는 순간 본질은 흐려지고 진흙탕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영재 기자


1기 자사고들, 17년 만에 일반고 전환되나


[자사고의 정치학]④고교평준화 보완책 2001년 도입…'수월성 교육' 순기능 있지만 '고교서열화' 단점도
전북교육연대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 당연, 교육부 동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북교육연대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 당연, 교육부 동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지정 취소로 자사고 존폐논란이 뜨겁다. 2002년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한 1기 자사고들이 일반고로 전환될 상황에 놓인 가운데 17년 만에 자사고 정책이 폐지 수순에 들어갈지도 관심이다.

교육계 '태풍의 눈'이 된 자사고는 2001년 고교 평준화에 대한 보완 정책으로 등장했다. 이듬해인 2002년 전주 상산고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강원 민족사관고, 경북 포항제철고 등이 자사고의 전신인 자립형사립학교로 지정됐다. '1기 자사고'인 셈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내걸고 자사고를 49곳까지 대폭 확대했다.

자사고의 애초 설립 취지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 진로와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자사고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중 교과 이수단위의 50% 이상만 편성하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없이, 일반고의 3배 이내로 책정할 수 있는 등록금과 재단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자사고는 모집단위에 따라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로 나뉜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의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학교다.

현재 전국에 10개 학교가 있다. 상산고를 비롯해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현대청운고가 이에 속한다. 반면 광역단위 자사고는 출신 중학교가 위치한 광역 교육청 지역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동성고, 배제고, 세화여고, 휘문고, 안산동산고, 인천포스코고 등이다.
[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교육당국은 자사고에 대해 5년마다 운영 성과 평가를 진행한다. 본래 취지대로 운영하고 있는지를 따져보기 위해서다. 교육과정과 운영의 자율성 등이 보장되는 대신 사회적 책무성도 담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사고들은 이 운영 성과 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을 넘지 못한 곳들이다. 재지정 기준점은 100점 만점에 70점이지만 전북도교육청만 이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가 자사고 폐지 정책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기준 점수를 더 높게 잡았다는 것이다.

자사고 폐지를 두고 교육계부터 정치권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폐지를 반대하는 측은 애초 취지인 수월성 교육과 교육의 다양화 등 순기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폐지에 찬성 측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첫 도입 취지와 달리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실제로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가 확대에 나섰을 당시에도 '부에 따른 격차', '기타 고교에 대한 역차별'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26일 열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자리에는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5개 시도교육감은 물론 자사고 존폐의 '열쇠'를 쥔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도 참석한다.

자사고 폐지 주요 결정권자들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만큼 향후 자사고 정책의 향배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해인 기자



외고? 국제고? 자사고?…"아이고, 복잡하고", 고교 총정리


[자사고의 정치학]⑤이명박 정부 이후 고교 선택폭 다양…학교 특성별 교육과정, 입시일정 등 꼼꼼히 확인해야
[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도대체 어딜 가야해?"

올해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둔 주부 이은정씨(43)는 고등학교 입시를 알아볼 수록 고민이 많다. 기껏해야 인문계 아니면 실업계였던 옛날과 달리, 학교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

잘 모르니 그냥 일반고에 보낼까 싶다가도, 아이 특성에 맞는 곳이 있을까 싶어 입시 설명회 등을 기웃거린다. 이씨는 "고등학교마다 종류도, 특성도, 입시일정도 천차만별이라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수만 2358개(지난해 기준, 한국교육개발원).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내건 이후 학교 선택폭이 다양해졌다. 고입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은 과학고와 영재학교 차이는 뭔지, 자사고와 자공고는 어떻게 다른지, 외고와 국제고는 뭐가 뭔지 혼란스럽기 일쑤다. 전국 고등학교 특징을 정리해봤다.

일반고와 자율고

일반고는 지난해 기준 1556개 학교가 있으며, 전체 학교 중 가장 높은 비율(65.98%)을 차지한다. 학생수도 전체 153만8576명 중 109만6331명(71.3%)에 달한다.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은, 일반적인 교육 과정을 배운다.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으로 나뉜다. 평준화 지역은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지원한 뒤 무작위로 추첨배정을 하고, 비평준화 지역은 내신과 선발고사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고등학교는 선발 시기에 따라 전기고(8~11월 선발)와 후기고(12월 이후 학생 모집)로 나뉘는데, 일반고는 후기고에 속한다. 그러므로 1지망으로 같은 후기고인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국제고 중 하나를, 2지망으로 일반고를 지원할 수 있다.

자율고는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게끔 지정됐다. 통상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로 나뉜다.

자사고는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특성화된 장점이 있지만, 학비가 일반고 대비 3~4배에 달한다. 국가에서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교육과정 운영비 등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사고는 후기고로 분류되며, 다시 전국단위와 광역단위로 나뉜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국내 총 10개교가 있고, 모두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 거의 대부분 학교가 1단계(내신과 출결), 2단계(서류전형과 면접) 전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국내 32개교가 있다. 매년 입시전형이 달라지는 폭이 크기 때문에, 그 해에 맞는 입시전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공고는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지역의 공립고를 지정해 운영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육성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립학교다. 입시 위주가 아닌, 다양한 방식의 전인 교육을 지향한다.

영재고와 과학고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홀에서 초, 중등 학부모 대상으로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의치한수의예, 약대 진학을 위한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 및 대입 특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홀에서 초, 중등 학부모 대상으로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의치한수의예, 약대 진학을 위한 '종로학원하늘교육 고교 및 대입 특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영재고는 수학·과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설립됐다. 이들의 영재 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이는 다시 과학영재학교(6개교)와 과학예술영재학교(2개교)로 분류된다. 과학영재학교는 이공계 심화과정을,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과학, 예술과 인문학 융합을 중점에 둔다. 입시일정은 통상 4월에 시작돼 7월에 최종 선발한다. 선발시기에 구분이 없어 전기고와 후기고 모두 속해있다.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고는 전기고로 분류된다. 매년 3월쯤 시도교육청에서 고입 계획을 발표한 뒤, 입시 일정을 확정한다. 광역시도단위로 모집한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충남대학교 국제언어교육원에서 주최하는 2018년도 주요국가 초청연수 참가 학생 30명이 18일 세종국제고등학교에서 세종국제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br>
충남대학교 국제언어교육원에서 주최하는 2018년도 주요국가 초청연수 참가 학생 30명이 18일 세종국제고등학교에서 세종국제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br>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영어교육을 중시하는 특목고다. 이 점에선 두 학교가 비슷하지만, 목표는 다소 다르다.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에, 국제고는 국제정치 및 국제법 등 외교전문가 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외고는 전국에 30개교가 있다. 부산국제외고는 일반고로 전환돼 제외됐다. 후기고에 속하며, 광역시도단위 모집을 한다. 매년 3월 입시일정이 확정되며, 보통 10~11월 접수를 시작한다. 동시 지원이 가능하다.

국제고는 청심국제고(사립)를 제외하곤 대부분 국공립 형태로 운영된다. 후기고이며, 5개 시도를 제외하면 선택 지원이 자유로워 사실상 전국 단위 모집으로 간주한다. 외고와 마찬가지로 동시 지원할 수 있다.

예술과와 체육고
제6회 대구도시농업박람회가 열린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노변동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LED 식물공장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제6회 대구도시농업박람회가 열린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노변동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LED 식물공장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예술고는 전국 30개교, 체육고는 14개교가 있으며 둘다 전기고로 분류된다.

예고는 추천서와 면접, 실기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한다. 체고는 내신, 면접과 실기시험을 통해 신입생을 뽑는다. 예고는 입시전형이 학교와 분야(음악, 미술, 무용 등) 별로 차이가 나지만, 체고는 대체적으로 입시전형이 비슷한 특징이 있다.

또 예고나 체고에 진학했을 땐, 특성화 전형으로 지원할 수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국내 총 50개교로 확대 목표인 마이스터고는 일과 학습을 병행, 해당 분야 기술장인을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전자, 기계, 로봇, 통신 등 다양한 분야 마이스터고가 전국에 있다. 졸업자 취업률이 9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수업료와 입학금 또한 모두 면제다.

일반적으로 전국 단위 모집을 실시하며, 학교에 따라 광역 또는 기초 단체 단위 모집을 하기도 한다. 후기고로 분류되며, 통상 10월에 입시를 시작한다. 단, 공군항공과학고는 7월에 입시를 진행한다.

특성화고는 특정분야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소질과 적성, 능력이 비슷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게 특징이다.

학비 걱정 없이 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입학금과 3년간 수업료를 장학금으로 준다. 또 우수한 학생은 미국, 호주, 베트남, 프랑스, 일본, 독일 등 해외 기업에서 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전국 단위로 모집하며, 올해 원서 접수는 10월28일까지다. 1차 전형은 내신 성적으로, 2차 전형은 내신과 면접, 실기고사, 가산점을 합한 총점으로 선발한다.

남형도 기자



美프렙스쿨·日진학교…외국 고등학교 어떨까


[자사고의 정치학]⑥미국은 '프렙 스쿨', 일본은 '진학교'…대학 입시 성적에 따라 서열 갈려
미국 전역을 뒤흔 든 대학 입시비리에 가담한 존 반데모어(왼쪽) 전 스탠퍼드대 요트 코치.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을 뒤흔 든 대학 입시비리에 가담한 존 반데모어(왼쪽) 전 스탠퍼드대 요트 코치. /사진=로이터.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고교서열화 문제가 거론되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엘리트 교육 및 과도한 입시 경쟁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의 자사고 격은 '프렙 스쿨(prep school)'이다. '대학입시를 준비(preparation)하는 학교'의 준말로 주로 소수의 고소득층 자녀들이 다니는 엘리트 교육기관이다.

매사추세츠주 소재의 그로톤 학교의 경우 정원이 지난해 기준 380여명으로, 기숙사비를 포함한 한 해 학비가 6만달러(7000만원)에 달한다.

연소득 5만달러(5700만원) 이하인 부모의 자녀가 프렙 스쿨에 다니는 비율은 6%에 불과하지만, 연소득 25만달러(2억9000만원) 이상인 부모의 자녀가 프렙 스쿨에 다니는 비율은 26%다.

실제로 프렙 스쿨 학생들의 아이비리그(미 북동부 명문 대학 8곳) 소속 대학 합격률은 30%선이다. 아이비리그를 잘 보내는 고등학교 100위권에 94곳이 사립 및 프렙 스쿨이다.

미국에서도 엘리트 및 입시교육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학입시 전쟁, 3살부터 시작한다"는 기사로 유치원에 이어 프렙 스쿨, 대학 진학까지 양극화가 진행된 미국 사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은 바 있다. 최근에는 프렙 스쿨 출신 학생들의 대학 부정입학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 대법원은 '교육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수차례 내려왔다.

일본은 고등학교도 시험을 통해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그 중 대학 입학률이 좋아 입시가 어려운 학교를 대학에 나아간다는 의미로 '진(進)학교'라 부른다. 대부분이 사립학교로 중·고등학교 6년을 통합해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다.

입시 성적에 따라 갈 수 있는 고등학교가 갈리면서 일본은 고등학교부터 그 서열이 정해져 있다. 중간 위치의 고등학교는 '중견고,' 그보다 서열이 낮은 고등학교는 자조적인 표현인 '저변교'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고교입시제도 및 교육의 양극화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영국, 호주, 홍콩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그래머스쿨'이라는 7년제 대학입시 전문 중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정한결 기자


김승환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 취소' 밀어붙이는 이유는



[자사고의 정치학]⑦"일반고 황폐화 시키는 자사고는 입시학원…교육부 부동의 땐 권한쟁의심판 청구"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교육청에서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교육청에서 취임 1주년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진보성향의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전주 상산고에 대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그는 3선교육감으로 지난 교육감선거에서도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교육감은 교육계에서 '불통, '독불장군'으로 불린다. 자신이 세운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기 때문이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 장관이 전북교육청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부동의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절차에 들어가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며 초강수를 둔 셈이다.

과거 자사고 취소를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법원이 모두 교육부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교육감이 꺼내 든 카드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필요한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상산고 청문 절차를 앞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상산고 재지정 평가가 사실상 '폐지'에 무게를 두고 이뤄졌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교육감은 다른 시도보다 재지정 기준점수(80점)를 10점 높게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전국단위 모집학교인 상산고가 제1의 자사고라고 자부한다면 80점 정도는 부담을 가지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0점은 전주지역 일반고도 쉽게 넘길 수 있는 점수"라며 "1기 자사고인 상산고는 그보다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5년 전 재지정 평가 때도 기준점수를 다른 시도보다 10점 높은 60점으로 책정한 전례가 있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을 평가지표에 포함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자율선발로 정해졌다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며 "자율 선발의 의무를 넘어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평소 자사고에 대해 일반고 교육을 황폐화시키고 고교서열화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번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취소도 자신의 소신이라고 거듭 밝혔다. 김 교육감은 언론 인터뷰에서 "상산고는 입시학원"이라며 "(상산고 학생들이) 재수·삼수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 여부를 놓고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 8월 전임 교육감 임기 말에 자사고로 지정된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에 대해 "해당 학교법인 측의 법인전입금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고 납부 계획이 불확실하다"는 이유 등을 대며 지정을 취소했다.

해당 학교 측은 법원에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모두 학교 측이 승소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내린 시정명령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각하했다.

문영재 기자


상산고 충격, 강남 전세값에 불똥 튀나


[자사고의 정치학]⑧"명문 학군 선호 강화될 것" vs "수시 비중 높아 강남 8학군 부활 없다"
[MT리포트] 한국의 '이튼 칼리지'는 없다…자사고는 왜 돌맞나
전라북도 교육청의 상산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로 서울 강남 전세값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고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이 일반 명문고와 학원가가 밀집한 강남권의 선호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면 내신 영향력이 강화된 현 입시체계에서 강남 8학군의 부활이 쉽지 않은 데다 이제는 ‘넘사벽’ 수준이 된 강남 집값으로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명문 학군·학원가 더욱 각광"=25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인 상산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 기준점인 80점에 0.39점이 못 미치는 79.61점을 받았다. 교육부 장관이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상산고는 2003년 자사고 지정 후 16년만에 일반고로 전환된다.

상산고뿐 아니라 내달 초까지 전국 시도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13개 고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가 예정돼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이후 꾸준히 자사고를 폐지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시장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교육 평준화’ 정책이 오히려 명문고 쏠림 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사고 등이 없어지면 전통적으로 명문 학군, 유명 학원가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치 목동 중계 등 학군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의 집값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출산율 저하 등으로 학군 수요가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군과 업무지구 근접성, 교통 등은 주택 선택의 중요한 요소”라며 “자사고가 여러 지역에 위치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받지는 않겠지만 수능이 어려운 해는 유명 학원가 또는 입시 성적 우수 학교에 배정되는 집값이 더 높은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교육환경과 아파트 전세가격 관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8~2010년 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1225개 단지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합격생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해당 지역 전세값이 197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 비중 높아 8학군 부활 어려워"=2017년 8월 30일 교육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가진 첫 핵심정책토의(업무보고)에서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의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고 일반고와 동시에 입학생을 선발하도록 고입 관련 시행령 개정을 발표하자 강남구 대치동 일대 전세값이 움직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9월 5억5000만원(7층)이었던 대치우성 전용면적 84㎡ 전세값은 같은 해 12월 6억5000만원(13층)으로 3개월새 1억원이나 껑충 뛰었다.

그러나 당시 전세값 상승이 단순히 교육 제도의 변화만으로 움직였다는 분석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과 재건축 사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학군 전세 수요가 압도적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전세값은 같은 기간 6억2000만원(11층, 동일면적 내 최고가)에서 6억4000만원(8층)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12월말 은마아파트가 최고 층수를 49층에서 35층으로 낮춰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는데 서울시가 보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집값에 있어 학군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수시 비중이 높은 현 입시체제에서는 학교 성적으로 결정되는 내신이 중요하기에 학업 성취도가 높은 지역의 학군 매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내신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확대된 현 입시체계에서 강남 8학군의 부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집값으로 볼 때 강남 8학군의 진입장벽이 예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 평준화 정책이 강남 집값을 끌어올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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