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엔지니어링, 중동 역할론 대두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알 트와이즈리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문 대통령, 알 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2019.06.26. [email protected]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중동지역 경영행보에 관심이 쏠리면서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과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건설 사업이 중심이었던 중동 시장이 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영역을 다변화한 가운데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EPC(설계·구매·시공) 경쟁력과 역량을 발휘할 시점이라는 평가다.

27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개 그룹 총수들은 전일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최근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탈석유 경제와 함께 정보통신기술(ICT)와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선도기술 투자를 기조로 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스마트 시티 사업 ‘네옴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5000억달러(한화 약 579조원) 규모로 삼성전자의 ICT 경쟁력에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EPC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일컬어진다. EPC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건설사가 설계 조달 시공을 총괄하는 수주사업이다.


이 부회장이 무함마드 왕세자 만남을 앞둔 직전인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의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본사를 찾았다는 점에서 그룹의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중동지역의 ICT, EPC 시너지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현재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우디 프로젝트는 비교적 많지 않은 편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리야드 지하철 프로젝트와 타다울 타워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리야드 지하철 프로젝트는 오는 8월, 타다울 타워 프로젝트는 2020년3월 완공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주베일 산업단지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이 2020년10월 마무리된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원전사업 등을 포함해 공항 플랜트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 기회도 이와 연관된 부문에서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인력 감소 등이 향후 프로젝트 수주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물산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임직원수는 2016년3월말 7323명(기간제 근로자 포함)에 이르렀으나 해외사업 부실, 국내 주택경기 위축 등이 맞물리며 지난 3월말 현재 5649명으로 급감했다. 3년새 약 23%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임직원 수는 지난 3월말 현재 5269명으로 2016년3월말 5553명에 비해 약 5% 정도 줄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 건설 인력이 예전에 비해 감소했으나 효율화에 따른 인력 감축일 뿐 해외 프로젝트를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