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빠져도"…삼성·SK 반도체학과 키운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서울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와 비슷한 학과를 추진 중인 다른 대학은 철회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이 일부 대학과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 중인 만큼 조만간 커리큘럼 등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대를 제외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반도체 계약학과 유치 철회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는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관련 학칙 개정안'을 학사위원회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에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관련 학과는 신설될 수 없게 됐다.

나머지 대학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 중이다. 이들 학교는 반도체 계약학과 설치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학과는 교육부에 설치 신고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다. 때문에 대학과 기업이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4월 KAIST에 1년에 최소 50명 규모의 학·석사 연계과정(3년+2년)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SK하이닉스는 KAIST에 △학생장학금 △학과 운영비 △반도체 실습에 필요한 고가 기자재 등 각종 지원을 제안했다.

2021년부터 운영될 'KAIST 반도체 계약학과'에 입학한 학생은 전원 SK하이닉스에 취업이 보장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신성철 KAIST 총장과 만나 '반도체 고급인력 육성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합의한 점에 비춰볼 때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운영할 연세대, 고려대 반도체 계약학과는 연간 80명 규모로 전해졌다. 등록금 지원과 졸업 후 채용 보장 정도가 확인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인력이 핵심"이라며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